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오프닝 기록을 돌파하자 루카스 필름이 이에 대한 축전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서로 분리된 세계관이지만 ‘어벤져스’와 ‘스타워즈’는 한 시대를 장식하는 최고의 SF히어로물이라는 점에서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 마블 스튜디오의 수장 케빈 파이기는 최근 인터뷰에서 “마블 시리즈를 제작하는 데 스타워즈가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밝힌 바 있을 정도.

반세기 SF마니아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스타워즈’ 시리즈가 최근 스핀오프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로 돌아와 ‘데드풀2’와 경합을 준비하고 있는 것 역시 흥미롭다. SF영화의 새로운 시대가 ‘어벤져스’라고 할 수 있지만, ‘스타워즈’ 역시 그 명맥을 유지해오며 여전히 개봉 때마다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모으고 있기 때문. 광활한 세계관에서 상상력의 산물로 탄생한 캐릭터들을 비교해 봤다.

 

♦︎ 츄바카VS그루트
 

그루트와 츄바카는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은 캐릭터다. 우선 두 캐릭터는 종족의 언어 밖에 구사하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루트는 로켓이, 츄바카는 한 솔로가 있어야만 다른 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 마치 서브캐릭터처럼 등장하지만 이들은 주인공 캐릭터들이 할 수 없는 영역의 미션들을 해결해 나간다. 베이비 그루트가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2’에서  로켓도 들어가지 못하는 협소한 공간에 배터리를 단 폭탄을 들고 달려간다 던가, 츄바카가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에서 괴력으로 한 솔로와 제국군으로부터 탈출하는 장면은 이들 캐릭터만이 줄 수 있는 쾌감으로 다가온다.

 

♦︎ 한 솔로VS스타로드
 

두 인물은 우주의 탕아로 등장한다. 물론 ‘스타워즈’ 레전드 시리즈를 놓고 봤을 때 서사의 묵직함으로 인해 한 솔로에게 스타로드만큼 재기발랄한 대사가 많지는 않지만 스핀오프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주를 누비는 자유로운 조종사를 꿈꾸는 젊은 한 솔로(엘든 이렌리치 분)의 패기와, 잔망스러운 도둑 피터 퀄(크리스 프랫 분)의 모습은 묘하게 닮아있다. 여기에 한 여자만을 절절하게 사랑하는 순정남 면모까지 비슷하다.

 

♦︎ 다스 베이더VS타노스
 

다스 베이더는 ‘스타워즈’의 모든 시리즈를 총망라해 가장 입체적인 빌런 캐릭터다. 다크 사이드라는 강력한 악의 유혹과 본능적인 선함 사이에서 갈등한다. 타노스 역시 단순한 빌런이 아닌 개인적인 감정과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하는 욕망 앞에서 고민하고 상처받는 섬세한 캐릭터로 묘사된다. 나아가 두 인물은 존재 자체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다시 없을 출중한 제다이의 변절로 완성된 다스베이더와 인피니티 스톤으로 우주 전체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얻게 된 타노스는 히어로 캐릭터만큼이나 사랑받는 빌런 캐릭터다.

 

♦︎ 제다이VS닥터 스트레인지
 

두 캐릭터는 단순히 힘으로 귀결되는 여타 히어로들과 확연한 차이점이 있다. 영적인(혹은 정신적인) 세계로 이어져 채득한 능력이 두 캐릭터의 근간이다. 어느 날 우연히 힘을 가진 게 아닌 자신 앞에 놓인 고난을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스승’과 ‘수양’을 통해 힘을 깨우쳤다는 것 역시 비슷하다. 굳이 능력치를 비교하자면 닥터 스트레인지가 시간을 변형할 수 있다는 초월적인 능력면에 우세해 보인다. 하지만 제다이 역시 우주의 균형을 유지하는 강력한 포스의 힘을 갖고 있는만큼 두 히어로가 대결을 펼친다면 어떤 파국이 몰려올지도 궁금해진다.

사진=각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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