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독전’(감독 이해영)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독전’은 지난 23일 개봉과 동시에 할리우드 대작 ‘데드풀2’, ‘어벤져스3’를 꺾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한국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건 지난달 11일 ‘바람 바람 바람’ 이후 꼬박 6주 만이다.

 

이처럼 개봉과 함께 흥행 청신호를 켠 ‘독전’, 영화 팬들은 이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기존 한국영화 명작들의 멋에 환호하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틈바구니에서 유다른 매력을 어필하고 있는 ‘독전’ 속 한국영화를 찾아봤다.

 

‣ "적이 되어 적을 잡는다" - 언더커버 소재

‘독전’ 속 ‘미친 형사’ 원호(조진웅)은 베일에 가려진 유령 마약조직의 실세 이선생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 가운데, 그 조직의 버려진 연락책 락(류준열)을 만나면서 새로운 작전을 고안해 낸다. 바로 중국 마약조직의 거상 진하림(김주혁)-한국 마약조직 이선생의 오른팔 박선창(박해준)으로 변신해 한국과 중국 두 조직을 뿌리 뽑기 위한 속임수 한 판을 준비한다.

 

앞서 ‘신세계’ ‘내부자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등 한국 범죄 누아르에서 적과 한 편이 돼 적을 잡는 일명 ‘언더커버’로 변신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많이 봐왔다. ‘독전’ 속 원호는 앞선 영화들의 주인공 못지않은 시련과 고난,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이겨내는 멋을 품어 관객들을 매혹한다.

특히 나쁜 놈들을 속이기 위해 마약을 흡입하고, 잔혹한 악당의 행태를 두 눈으로 목격하고도 끝끝내 참아내는 그의 인내심엔 박수가 절로 나온다. 이 모든 걸 참고 준비하는 그의 역전 한 방은 ‘데드풀’ ‘어벤져스’ 이상의 멋이 잔뜩 담겨있다.

 

‣ 정서경 작가‧이해영 감독 작(作) - 뿌리 깊은 각본

‘독전’의 이 모든 멋은 탄탄한 시나리오를 완성한 정서경 작가와 이해영 감독의 힘이 컸다.

 

정서경 작가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친절한 금자씨’,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박쥐’ 등 대중적으로도, 비평적으로도 성공한 숱한 작품들을 집필해왔다. 음습한 세계관 속에 독창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쫀쫀한 얼개를 통한 재미까지 선보이는 작품마다 찬사를 받아왔던 정 작가는 이번 ‘독전’에서도 자신만의 매력을 담아냈다.

‘천하장사 마돈나’로 이름을 알린 이해영 감독은 알고 보면 작가출신으로 ‘신라의 달밤’ ‘품행제로’ ‘아라한장풍대작전’ 등의 히트작의 시나리오를 쓴 바 있다. 이 두 능력자의 의기투합 결과 모두가 끝판왕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강렬한 캐릭터들이 활약하는 영화가 탄생했다.

이렇듯 탄탄한 각본 위에서 배우들의 연기도 불을 뿜는다. 열혈형사 원호와 표정이 없는 차가운 조직원 락의 공조는 조진웅과 류준열의 연기대결은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마약 바이어 진하림(故 김주혁)은 역대 최고의 악역연기를 선보이며 스크린 가득 존재감을 뿜어댄다.

 

‣ 충무로 어벤져스급 제작진 - 수상경력 100%

‘독전’은 개봉 전부터 역대급 비주얼 무비로 모두의 관심을 끌어왔다. 이는 수상경력 100%의 충무로 어벤져스급 제작진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곡성’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달콤한 인생’ 등의 작품에서 인상적인 음악을 선보인 달파란 음악감독은 ‘독전’에서도 각 신마다 꼭 어울리는 음악을 작품의 감흥을 완벽히 책임진다.

또 의상부터 헤어까지 모든 것에 고유의 스타일을 담아낸 ‘옥자’ ‘도둑들’ 등을 담당했던 최세연 의상 감독, 그리고 ‘하녀’ ‘해무’ ‘옥자’의 공간을 완성했던 이하준 미술감독의 협업은 눈을 뗄 수 없는 멋진 장면의 향연을 만들어낸다. 특히 공간과 의상을 통한 비주얼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작품인 만큼 두 감독의 공로는 누구보다 컸다.

여기에 ‘은교’ ‘사도’를 통해 청룡영화상 촬영상과 조명상을 수상하며 호흡을 맞춘 김태경 촬영 감독, 홍승철 조명 감독까지 배우들만큼 화려한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독전’의 흥행질주를 이끌고 있다.

 

‣ 히트메이커 제작사 - 리메이크 명가 용필름

 

'독전'은 '아가씨' '럭키' '뷰티인사이드' 등 한국영화의 장르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제작사 용필름의 차기작이다.

용필름은 그 동안 외국영화, 만화 등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리메이크로 영화팬들에게 '리메이크 명가'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번 '독전'도 중국영화 '마약전쟁'을 리메이크 한 작품으로, 이번에도 리메이크 명가 용필름의 능력치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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