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놈들의 독한 한 방을 그린 영화 '독전'이 시네필들의 시선을 몽땅 사로잡고 있다. 지난 22일 개봉과 동시에 할리우드 대작 ‘데드풀2’를 압도하는 스코어를 기록, 박스오피스 질주에 시동을 걸었다.

이처럼 ‘독전’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건, 조진웅 류준열 차승원 등 강렬한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압도한 주연들 뿐 아니라 러닝타임 내내 신선한 호흡과 유별난 존재감을 발산한 조연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독전’을 통해 재발견된 인상적인 조연들을 살펴봤다.

 

‣ 진서연 - 보령 역

‘독전’에서 가장 진한 인상을 남긴 배우는 진서연이다. 많은 신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등장할 때마다 조진웅 류준열 등 주연들을 뛰어넘는 카리스마로 관객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TV드라마 ‘황금의 제국’ 등에서 보여준 도회적 이미지와는 상반된 느낌은 그녀의 너른 스펙트럼을 입증한다.

진서연은 이번 작품에서 아시아를 주름 잡는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故 김주혁)의 파트너 보령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영화 속에서 강렬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하림 옆에서도 묻히지 않는 존재감과 비주얼을 선보인다. 주근깨 가득한 얼굴에 필터링 없이 나오는 말과 행동, 과감한 노출, 마약을 향한 광기어린 표정 등등 이번 연기를 통해 보여준 매력만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녀의 활약이 작품의 ‘독함’을 배가시켰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 김동영 - 농아오빠 동영 역

김동영은 이미 많은 영화 팬들에겐 ‘믿고 보는 배우’다. 올해로 데뷔 14년을 맞은 그는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 ‘혼술남녀’ ‘리턴’, 영화 ‘밀정’ ‘7호실’ ‘위대한 소원’ 등에서 선역부터 악역, 유쾌함과 지질함을 오가는 캐릭터로 차세대 명품배우의 자질을 일찌감치 드러내왔다.

이번엔 천재 마약 제조자 ‘농아남매’로 열연을 펼쳤다. 다른 때와 달리 대사 한 마디 없지만, 쉼 없이 내뱉는(?) 수화는 일면 러블리함까지 퍼뜨린다. 무려 마약을 제조하지만, 락(류준열)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길 듣고 슬픔에 빠지는 모습부터 갑자기 무표정한 모습으로 총을 쏘는 냉철함까지 다채로운 면모를 뽐냈다.

 

‣ 이주영 - 농아동생 주영 역

이어 충무로가 주목하는 신예 배우 이주영도 빼어난 존재감으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라이브'에서 막 경찰이 된 송혜리를 연기해 호평받으며 안정적 연기력을 입증한 바 있다. TV드라마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었던 그는, '독전'에서 천재 마약 제조 기술자 농아남매 중 동생으로 등장한다.

김동영과 함께 농인 역할을 연기한 이주영은 3개월 이상의 수화 특훈을 통해 고정관념을 넘은 틀에 박히지 않은 연기를 선보이며 그녀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준다. 투박한 숏컷과 화장기 없는 피부, 자유분방한 차림새가 꾸밈없이 솔직한 매력의 이주영을 정확히 대변한다.

 

‣ 정가람 - 형사 동우 역

영화 ‘4등’ ‘시인의 사랑’을 통해 기대 받는 신예로 우뚝 섰던 정가람도 ‘독전’에서 어리버리한 형사 동우로 분해 또 한 번 자신의 가능성을 밝혔다. 또 최근 OCN 드라마 ‘미스트리스’에서 매 순간 미스터리한 존재감으로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 차선호 역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을 받는 가운데, ‘독전’을 통해 자신을 향한 평가를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

‘독전’ 속 정가람은 첫 등장부터 시선을 잡아끈다. 재빨리 몸을 숨겨야 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신참의 어리숙함을 몸소 표현하며 원호(조진웅)에게 그대로 머리가 깨지고 마는 모습은 강렬한 안타까움을 뿜어댄다. 약간은 고구마(?)처럼 여겨지는 신이었지만, 그 답답함을 제대로 연기해낸 정가람에겐 절로 박수를 치게 된다. 또한 중후반부 이어지는 폭발신에선 떨리는 눈빛과 순박한 말투로 짧지만 강한 감정적 울림을 선사한다.

 

‣ 강승현 - 형사 소연 역

이미 톱모델로 이름을 얻은 강승현은 런웨이에서 뚜벅뚜벅 걸어 최근엔 스크린으로까지 활동영역을 넓혔다.

마약조직을 쫓는 원호가 이끄는 팀의 형사 소연 역으로 출연한다. 최근 영화 ‘챔피언’을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판에 발을 디딘 그는 의외의 자연스러운 연기로 빼어난 선배들이 즐비한 ‘독전’ 속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178cm에 이르는 늘씬한 기럭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로 날렵하고도 호쾌한 액션 연기까지 선보이며 모델 출신의 강점을 살린 연기로 감탄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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