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25일 삼청동 팔판동에서 영화 ‘버닝’의 이창동 감독을 만났다. 영화인들에게 꿈의 무대인 칸국제영화제에 무려 다섯번 입성한 이창동 감독은 매작품마다 한국영화사에 족적을 남기고 있다.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이번 작품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중 이례적으로 젊은 배우들을 주연으로 내세워 화제가 됐다. 유아인을 비롯해 신예 전종서,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연까지. 이미 캐스팅 단계부터 숱한 화제를 만들어왔다.

이창동 감독은 유아인이 연기한 종수 역을 가리켜 “표현조차 잘 드러내지 않는 (연기하기에) 상당히 어려운 배역이다. 연기자는 퍼포먼스를 하면 존재를 느끼지 못하니까, 어쨌든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종수라는 캐릭터를 잘 연기해줬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극중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인물 벤에 대한 언급도 전해졌다. 이창동 감독은 “벤이라는 인물은 모호함의 대상이기도 하고, 미스터리 그 자체이기도 하다. '연쇄살인마, 사이코패스' 하면 설명하기 쉽지만 인물이 가지고 있는 정서적 바탕은 머리로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몸으로 느끼기에는 굉장히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벤을 스크린 위에 그려낸 스티븐 연에 대해서는 “이 친구는 처음부터 이걸(벤의 정서적 바탕을) 알더라. 관념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벤의 바닥에 있는 공허함을 알고 있었다. 그 미묘한 느낌을 스티븐 연이 아니였으면 만들어내기 힘들었을 거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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