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편에서 이어집니다.

 

또 한 명의 매력적인 여배우가 등장했다. “마약 한 거 아냐?”라는 관객들의 의심을 살 만큼 광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건 물론, 허를 찌르는 유머를 툭 던지면서 존재감을 과시한다. 배우 진서연(35)은 지난 22일 개봉한 ‘독전’에서 마약상 하림(김주혁)의 파트너 보령 역을 맡아 상상 이상의 파괴력으로 스크린을 압도했다.

 

‘독전’을 관람한 관객들은 김주혁-진서연이 맡은 하림-보령 커플에 대해 극찬을 보내고 있다. 쉴 틈 없이 흐르는 영화에서 유독 강렬하게 관객들의 시선을 낚아채며 극의 재미와 공포감 등을 전달하는 까닭이다. 그 때문에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故) 김주혁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그의 유작을 곁에서 함께한 진서연도 그를 회상하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김주혁 선배는 정말 멋진 분이세요. 참 내성적이신데, 카메라만 돌아가면 완전히 돌변하셔서 매번 깜짝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제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던 것도 선배님 덕분이지요. 그래서 시사회 날 영화를 보는 게 좀 힘들 줄 알았어요. 빈자리가 참 크니까요. 그런데 영화 속 선배님 모습이 ‘김주혁’이 아니라 ‘하림’으로만 보이는 거예요. 슬픔을 느낄 새도 없이 영화에 빠져서 봤죠. 그게 김주혁이라는 배우의 힘인 것 같아요.”

‘독전’으로 대중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지만, 진서연은 이미 브라운관에서 ‘황금의 제국’(2013) ‘이브의 사랑’(2015) 등 다수의 작품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발산한 바 있다. 하지만 그 같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이브의 사랑’ 이후 꽤나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섰다. 긴 기다림에도 지치지 않았던 동력을 물었다.

“쉬는 동안 연극무대에 섰어요. 원래 신인배우들은 연기에 갈증이 있어요. 저도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언제라도 바로 촬영할 수 있을 정도로 몸상태나 마음상태를 갈고 닦았던 것 같아요. 그 준비가 나름 즐거웠어요. 그때 요가에 푹 빠졌죠. 책이랑 영화도 많이 봤고요. 카메라 앞에 없었을 뿐이지 계속 끈을 놓지 않고 달려왔어요.”

 

긴 인터뷰 내내 진중하고 깊은 대답을 꺼내놓는 인간 진서연은 스크린 속 보령과 사뭇 다른 사람처럼 여겨졌다. 문득 그녀의 일상이 궁금해졌다. 돈 쓰는 게 취미인 보령 캐릭터와 달리 진서연은 소소한 사치를 즐기는 사람이었다.

“저는 ‘요가 오타쿠(?)’예요. 하루에 3시간 정도씩 하는 것 같아요. 그 이외도 취미는 많아요. 가끔 극장에 가서 하루 종일 영화를 봐요. 3~4편씩 연달아서 보는 것 같아요. 연기 공부를 핑계로 놀고 오는 거죠. 또 요즘 제가 사치를 부리는 건 가끔씩 책을 사요. 물론 다 읽지는 못해요.(웃음) 최근엔 김민준 작가의 ‘상실의 끝 고독의 완결’이라는 책에 빠졌습니다. 보령이랑 너무 다른 취미라서 관객분들이 깨실까봐 걱정이네요.(웃음)”

진서연은 “아직 관심이 실감가지 않는다”며 “‘독전’이 조금 더 많이 팬 분들에게 다가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소박한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이 그리고 있는 배우 진서연의 미래를 조금 드러냈다.

“제 꿈이 사실은 대본을 외울 수 있을 때까지 연기를 하는 거예요. 솔직히 말하면 확~ 떠서 슈퍼스타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너무 우쭐해질 것 같거든요.(웃음) 저는 연기가 너무 좋아요. 제가 잘하는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하지만 카메라 앞에만 서면 신이 나요. 제가 신나는 만큼 관객분들도 신이 나셨으면 해요. 그게 제 바람입니다.”

 

사진 허승범(라운드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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