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에 대한 진상을 낱낱히 파헤치고 분석했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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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대구 지하철(地下鐵)이 지화철(地火鐵)이 된 비극의 진상에 대한 실상이 전파를 탔다.

화재는 무려 1시간 40분 동안 불길이 지속돼 유해를 보고는 신원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시체들은 망가진 채로 발견됐다. 가족들은 소지품을 단서로 유해 중 자신의 가족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며 두 번 가슴이 무너졌다.

여기에는 수능이 끝나고 알바를 한다며 잠시 대구에 내려온 자녀가 있었다. 아내와 딸을 찾는 아버지도 있었다.

방화범은 쉰 여섯의 김대한. 정신질환도 없었고 전과자도 아니었던 범인. 자신의 건강악화를 걱정하고 비관하면서 방화 범죄를 계획해 저질렀다고 한다. 피해는 350명의 사상자. 사망자는 192명. 일부러 사람이 많은 시간, 사람이 많이 탄 지하철을 고른 방화범의 계획범죄에 패널들은 분노에 찼다.

전체 사망자의 74%는 오히려 불씨가 시작된 1079호에서 났지만, 뒤에 따라 들어온 1080호에서 사망자가 더 많았다. 1079호 전동차에서는 사망자도 없고, 모두 빠져나갔다. 그 이유에 대해 종합사령실에서의 CCTV 모니터에 화재 장면이 포착됐지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3명의 직원이 근무했지만 아무도 보지 않았던 것이다.

또 1분 만에 작동한 화재감지기의 경보가 울렸지만, 종합사령실에서는 역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오작동으로 착각한 직원들의 안일한 대처. 역무원의 전화를 받고 3분 후에야 화재 사실을 인지.

그 시각 1080호 열차는 들어오기 전이었지만, 사령실에서는 다음열차의 진입을 막지 않고 조심히 들어가라는 방송, 119에 신고도 하지 않았다. 이에 기관사는 큰 화재가 아니라고 판단해 진입했는데, 무정차 통과 기능을 사용하지 않은 기관사. 지시가 없었기 때문. 불이 난 중앙로역에서 정차한 열차.

승객들은 곧 출발한다는 안내 방송을 듣고 입을 막고 대기 중이었으나 열차에 문제가 생겼다. 바로 정전이었다. 바로 승객들을 내리게끔 대피시켜야 했는데 대피 방송은 없었다. 사령실과 기관사는 당시 교신 내용 자료를 보면 열차 출발 작업에만 몰두하며 5분을 보냈고 골든 타임은 지났다. 그 사이에 전기는 다 끊어졌다.

뒤늦게 누른 출입문 개방 버튼은 작동하지 않았고 그대로 모든 승객이 갇혔다. 이미 열차 안은 유독 가스와 열기로 가득찼다. 5호 칸은 유리창을 깬 승객들이 일부 빠져나왔고, 어느 칸은 마침 역무원이 승객으로 타서 수동으로 문을 열고 탈출했다. 다른 칸의 승객들은 당황하고 암흑의 상황에서 아무도 대처하지 못했다.

기관사는 1호 칸 출입문 몇 개만 열어주고 자기는 탈출했고, 다른 칸은 방치했다. 게다가 방화셔터는 검게 그을린 상태로 수많은 손자국과 발자국이 찍힌 채로 발견됐다.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조금만 더 합리적인 사고로 누구라도 대처했으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게다가 1080호 기관사의 ‘11시간 잠적’, 그리고 공사 간부들이 사고에 대해 은폐하려는 의혹이 있다는 기사가 있었다. 대책 회의와 경위서 작성에 급급했던 관계자들. 또 다음날 군인 200명이 빗자루와 삽을 들고 지하철 역 정상화를 위한 청소를 하러 온 것.

실종자를 찾고 있는 가족들이 여전히 있었는데 군인들은 잔해들을 물청소하고 마구잡이로 버렸다. 군인들이 소지품이라도 찾으려고 애태우는 가족들이 있는데도 다 갖다 버린 것. 쓰레기더미 옆 잔해들 중 유골들, 유류품들이 150여점 발견됐다. 

대형 참사의 진짜 원인은 바로 지하철 자체였다. 방화범은 휘발유 2L를 뿌렸다. 그런데 전동차 2대가 탄 비현실적인 상황에 대해 당시 지하철 안전기준이 불에 타기 ‘어려운’ 난연재에 대해서 세부 등급 기준이 없었다는 이유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화재 시 유독가스가 가장 치명적인데 관련된 기준 역시 없었다.

사고 이후 지하철 자재들을 실험해보니 불에 다 잘 타는 결과가 나왔고, 가장 잘 탄 것이 바로 의자였다. 의자는 천 커버에 스펀지 재질을 사용한 것. 대구 지하철은 개통 이후 단 한 차례도 방염 처리를 하지 않았다.

기술은 충분했음에도 전동차 납품 업체가 외국에 수출할 때는 16억 짜리, 불연재를 사용한 제품을 사용한 데 반해, 거의 반 값 이하로 불연재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국내에 유통했던 것. 불쏘시개 전동차를 만든 책임은 게다가 누구도 지지 않았다. 예견된 참사나 다름 없었던 것.

유가족들이 모여 세상 어디에도 없는 가슴 아픈 전시회를 보기 위해 모였다. 바로 국과수에서 발견한 유류품을 희생자 유품 전시회에서 공개하자 가족들은 실낱 같은 희망을 가지고 모여들었던 것이다. 유품을 찾은 유가족들은 사망을 확인하고 가슴이 무너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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