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께 보내는 공개편지’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공개했다.
 

31일 강효상 의원은 해당 편지를 통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협박에 굴복한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양상훈 주필을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강효상 의원은 홍준표 대표의 최측근이기도 한 인물이다. 같은날 홍준표 대표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상훈 주필을 겨냥해 “조선일보의 문제라기보다 조선일보의 그 사람이 항상 문제였다”라는 글을 남겼다.

당일 양상훈 주필의 칼럼 ‘역사에 한국민은 전략적 바보로 기록될까’를 통해 북한의 완전한 핵무기 포기 가능성에 의문을 표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한국민은 바보가 된다. 그런데 때로는 바보가 이기는 경우가 있다”라며 “북한 땅 전역에서 국제사회 CVID팀이 체계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그 자체로 커다란 억지 효과가 있다”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핵무기 폐기 과정에서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 정권이 어느 정도 개혁·개방해 폭력성·위험성이 줄어들기를 바란다. 북에 국제 자본이 들어가면 실제 그런 효과가 생겨날 것이다. 결국 북이 무너질 수도 있다”라며 “그렇게 되면 한국민은 전투에서는 져도 전쟁에서는 이기는 ‘전략적 바보’가 될 수 있다”고 썼다.

또한 지난달 5일 ‘공동묘지 같다는 어느 黨(당)’이란 칼럼에서 홍준표 지도부를 비판하며 “지금 자유한국당의 진짜 문제는 당 대표나 지도부가 아니라 쇄신운동 하나 일으키지 못하는 초·재선의 ‘죽은’ 의원들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논밭을 내버려두면 황무지가 되고 세월이 흐르면 정말 공동묘지가 된다”고 전했다.

강효상 의원은 이에 “오늘 양상훈 주필의 칼럼을 보고 한겨레신문을 보고 있는지 깜짝 놀랐다”라며 “자유한국당과 보수우파를 공격하는 건 좋다. 그러나 나라의 존립과 정체성에 관한 문제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양상훈 주필은 칼럼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은 기적이니 북한 체제의 붕괴를 기다려보자는 주장을 폈지만 북한 체제가 붕괴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 더 일어나기 힘든 기적”이라며 “양상훈 칼럼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패배주의자들의 말장난이고 속임수”라고 했다.

또 “칼럼이 나온 타이밍은 더할 수 없이 위험하다. 북미회담을 코앞에 앞두고 백악관 등 미국 정부는 조선일보의 논설이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주장 등 한국 보수의 입장을 살펴보고 이를 협상에 감안한다”며 “미 당국자들이 이 칼럼을 보고 한국 보수의 한 축인 조선일보가 북한에게 항복했다는 시그널로 인식하게 되면 그 책임을 어쩌려고 하십니까”고 따져 물었다.

더불어 “공교롭게도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조선일보를 협박한 이틀 뒤에 이런 칼럼이 실렸다”며 “이건 마치 조선일보가 청와대에 백기 투항을 한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29일 최근 ‘풍계리 갱도 폭파 안해…연막탄 피운 흔적 발견’ 등 조선일보와 TV조선의 일부 오보 사례를 언급하며 “이제 그만 잡고 있는 발목을 놓아주시기 바란다”며 비판한 일을 언급한 것이다.

홍준표 대표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나는 30년 조선일보 애독자”라며 “오늘 조선일보 칼럼을 보니 조선일보 사주가 어쩌면 이 사람으로 바뀔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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