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김포몰 롯데시네마 '범죄도시2' 상영관은 휴일을 맞아 관객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연인, 가족 등 세대를 가리지 않고 영화관을 찾은 모습이 인상깊었다.

‘범죄도시2’는 개봉 일주일 째를 맞은 오늘(24일) 관객수 400만을 돌파하며 흥행에 박차를 가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개봉한 영화를 통틀어 가장 빠른 기록이다.

한국 영화에서 ‘대박’작품의 척도는 천만관객 동원 여부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슈로 극장 방문이 꺼려짐에 따라 이휴 개봉한 영화들은 모두 천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직전 시기인 2019년 개봉한 영화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기생충’, ‘겨울왕국2’, ‘알라딘’, ‘극한직업’ 총 다섯편이나 되는 것에 비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간신히 엔데믹 시기를 맞아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범죄도시2’가 오랜만에 천만의 아성을 넘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기가 잘 맞물렸다고는 하나, 흥행에는 이유가 있는 법. ‘범죄도시2’가 일으킨 돌풍의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개봉의 시의적절함이 이유다. 엔데믹 시대에 겸해, 앞서 개봉한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와 2주라는 격차를 두고 개봉하며 극장 빈집을 정확히 저격했다. 개봉 일주일 만에 400만을 돌파한 것이 관객들이 집중적으로 ‘범죄도시2’를 찾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전편보다 잔혹함과 폭력성을 다소 줄인 것이 요인으로 꼽힌다. 전편 ‘범죄도시’는 조선족 빌런들의 출연으로 작정한 듯한 잔인함을 보여줬다면, 본작에서는 이를 다소 줄이고 통쾌함과 격렬한 액션에 힘을 실어 관객들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관객들의 반응도 “전편보다 덜 잔인해서 보기 편했다”는 반응이 많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유혈이 낭자한 연출은 여전하니 만큼 보다 넓은 관객층을 확보하는데 성공한 모양새다. 이에 따라 관람 등급도 전편에 비해 청소년 관람 불가에서 15세 관람가로 내려갔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합도 흥행에 일조했다. 말이 필요 없는 마동석은 타격감 만큼은 배우 본인의 전 출연작인 마블 ‘이터널스’의 길가메시에 뒤지지 않았다. 직접 제작에 참여해 촬영현장을 진두지휘한 그는 힘과 위트를 겸비한 모습으로 극을 이끌었다.

손석구 또한 완벽한 빌런의 모습을 연출하며 영화에 힘을 실었다. 현재 ‘나의 해방일지’등에서 열연중인 손석구는 “빌런 역할이 내키지는 않지만, 보여줄 거면 확실하게 세게 보여주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범죄자 ‘강해상’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마동석과는 다른 스타일의 액션과 특유의 무표정한 마스크가 보는 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위의 두 배우가 극의 기둥이라면 ‘범죄도시2’에는 수없이 많은 감초가 있다. 허당인 듯 보이지만 믿음직한 동료들인 금천서 형사들과, 전작에 이어 돌아온 ‘장이수’역의 박지환 등 심각한 범죄의 현장에서 끊임없이 웃음을 이끌어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들이 꼼꼼히 퍼져있다. 특히 장이수는 특유의 망가지는 연기에 절실함을 더해 중후반부 개그씬을 캐리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처럼 ‘범죄도시2’는 전작이 작정하고 잔혹함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노렸다면 이번에는 작정하고 통쾌함을 얻는 것에 집중했다. 힘든 시국을 지나 여름을 향해 다가가는 시기인 만큼 관객들은 극장에서 조금 이른 ‘바캉스 기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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