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상반기 극장가엔 유독 눈에 띄는 사건들이 많았다. ‘신과함께-죄와 벌’의 천만 관객 돌파 소식으로 포문을 열더니, 굵직한 영화계 인사들의 성추문, 예기치 못한 흥행 참패 등 다양한 소식들이 지난 반년을 채웠다. 올 상반기 동안 새로이 비상한 스타들과 추락한 스타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김동욱(왼쪽), 진서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싱글리스트 DB]

- ‘UP’ 김동욱‧진서연//명품 조연 눈길

2018년 상반기 극장은 명품 조연들의 맹활약이 두드러졌다. 그 포문을 연 건 ‘신과함께-죄와 벌’의 김동욱이다. 극 중 ‘의인’ 자홍(차태현)의 동생이자 군대에서 억울한 죽음을 맞은 수홍으로 분한 그는 한 서린 서늘한 눈빛부터 어머니를 위하는 효심까지 진폭 넓은 연기로 관객들을 울렸다.

그리고 최근 ‘독전’에서 일명 ‘약빤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진서연과 농아남매 김동영 이주영도 조연 열풍의 주역이다. 마약, 폭력 등등 센 소재가 넘치는 영화 가운데, 엉뚱함으로 의외의 웃음을 선사하며 흥행 성공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오달수(왼쪽), 김기덕[사진=싱글리스트 DB, NEW]

- ‘DOWN’ 오달수‧김기덕‧조재현//성추문 휩싸인 영화 거목들

올 상반기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투운동이 영화계에서도 낯뜨거운 민낯을 까발렸다. 그 중 오달수, 김기덕, 조재현 등 여러 영화인들의 존경을 받던 이들의 성추문은 충격을 선사했다.

오달수는 ‘신과함께-죄와 벌’ ‘조선명탐정3’ 두 편을 연속 히트시키며 승승장구를 이어가던 중 미투 폭로의 당사자가 됐다. 선한 이미지의 연기파 배우에게 쏟아졌던 대중의 애정은 순식간에 비난으로 변했고, 그는 준비 중이던 영화, 드라마에서 모두 하차하며 자숙에 들어갔다.

‘악어’ ‘나쁜남자’ 등 숱한 작품을 함께하며 영혼의 파트너로 불렸던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도 성추문에 휘말렸다. 해외 영화제에서 그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한국 대표 예술영화인으로 찬사를 받았던 그들의 추악한 실체가 밝혀지면서 대중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태리(왼쪽), 전종서[사진=싱글리스트 DB, CGV아트하우스]

- ‘UP’ 김태리‧전종서//20대 여배우 약진

그간 ‘20대 여배우 기근’에 시달렸던 충무로에 뉴 페이스들이 등장,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그 선두에는 2016년 ‘아가씨’로 핫 데뷔한 김태리가 있다. 김태리는 올해 ‘1987’ ‘리틀 포레스트’ 등 아픈 역사와 일상 힐링을 오가는 폭 넓은 연기를 선보임은 물론, 흥행에도 성공하며 단숨에 영화팬들의 ‘최애’ 배우로 떠올랐다.

2016년 김태리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버닝’의 전종서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레이트 헝거가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청년 해미를 맡아 연기한 그는 자신의 이상을 또렷이 바라보는 청춘의 모습을 유려하게 연기해 한국뿐 아니라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비록 공항 태도 논란 등 아쉬운 비판도 있었지만, 연기력 하나로 세계를 매혹한 그녀의 앞길에 기대가 쏠린다.

 

유해진(왼쪽), 이성민[사진=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 ‘DOWN’ 류승룡‧이성민‧유해진//부진한 40대 아재 배우

20대 청춘 여배우들의 약진이 눈부신 가운데, ‘명품배우’로 불리며 흥행보증수표의 역할을 톡톡히 했던 40대 아재배우들의 부진도 눈에 들어온다.

‘천만 배우’ 류승룡은 올해 그 부진이 깊어진 모양새다. 야심차게 천만 관객도 내다봤던 ‘7년의 밤’ ‘염력’ 두 작품이 모두 100만 관객 동원도 실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7년의 밤’으론 본인의 주특기인 무거운 분위기를, ‘염력’에선 ‘7번방의 선물’ 이상의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았지만 관객수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보안관’으로 흥행 맛을 봤던 이성민과 최근 흥행 연타석 홈런을 쳐왔던 유해진도 각각 ‘바람 바람 바람’ ‘레슬러’로 아쉬운 흥행 성적표를 들었다. 최근 코미디 영화가 박스오피스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코미디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이들도 그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는 듯하다.

 

이해영[사진=싱글리스트 DB]

- ‘UP’ 이해영 감독//'독전'으로 데뷔 첫 흥행 성공

그간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던’ 이해영 감독이 올해 3전 4기 끝에 흥행에 성공했다.

‘천하장사 마돈나’ ‘페스티발’ ‘경성학교’ 등 앞선 작품들에서 흥행과는 영 거리가 멀어보였던 이해영 감독이 드디어 ‘독전’으로 첫 흥행에 성공했다. 6월5일 기준 380만 관객을 넘어서며 올해 개봉 한국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수 동원에 성공했다. 싱글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상업성을 인정받고 싶었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는 그는, 이번 작품을 계기로 흥행파워를 입증, 앞으로 내놓을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추창민[사진=CJ엔터테인먼트]

- ‘DOWN’ 추창민 감독//100억 대작 '7년의 밤' 참패

반면 ‘흥행 귀재’로 불렸던 추창민 감독은 야심차게 준비한 대작 '7년의 밤'으로 기대 이하의 관객수를 동원해 눈길을 끌었다.

‘마파도’(309만467명) ‘광해, 왕이 된 남자’(1231만9542명) 등의 흥행 감독 추창민이 ‘7년의 밤’에선 52만8014명의 관객을 모으며 이름값에 맞지 않는 성적표를 받았다. 코믹, 휴먼 드라마 등 자신의 주특기가 아닌 다소 마이너한 스릴러를 연출하며 변신을 시도했지만, 변신에 대한 의지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아 눈물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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