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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람하는 연애 예능의 명과 암, 4가지로 나눠본 포인트

이른바 ‘짝짓기 예능’ 또는 ‘연애 예능’이 다시 범람하는 시대를 맞았다. 

채널A의 효자 프로그램으로 등극한 ‘하트시그널2’의 화제성이 대단한 가운데, 과거 인기 프로그램 ‘짝’과의 유사성 속에서도 인기인 SBS ‘로맨스 패키지’와 일반인들의 맞선을 연예인 카페 주인들이 지켜보는 tvN ‘선다방’이 방송되고 있다. ‘짝짓기 예능’의 형태는 아니지만, ‘연애’를 주제로 삼고 그에 대해 고민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 역시 많다. 

연애사에 얽힌 고민 사연을 받고 이에 대해 상담을 해 주는 KBS Joy의 ‘연애의 참견’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고민상담 게시판’을 방송으로 옮긴 듯한 모습이다. 또 중년의 독신 스타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과정을 담은 끝에 김국진-강수지 부부를 탄생시킨 SBS ‘불타는 청춘’ 역시 출연자 간의 러브라인을 심심찮게 소재로 삼는다. 

역시 일반적인 짝짓기 예능은 아니지만, 싱글 스타들이 로맨스를 꿈꾸며 이국적인 곳으로 떠나는 여행을 담은 MBC 에브리원 ‘로맨스의 일주일’ 역시 지난해 시즌 4까지 제작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진=채널A '하트시그널'

 

★명1. 현실에 없는 설렘

로맨스 예능에는 항상 ‘설렘’이 있었다. 그 옛날 ‘사랑의 스튜디오’ 시절부터다. 최근 화제성 지수 1위인 채널A ‘하트시그널2’의 인기 요인 역시 무엇보다 ‘설렘’이다. 

일반인 출연자들의 ‘썸’은 드라마 속에서의 예정된 러브라인과는 달리 정말 내 일인 것처럼 실감나기까지 한다. 그리고 ‘하트시그널2’에는 그 설렘을 친구와 수다 떨듯이 함께 공유하고 환호해 주는 패널들이 있다. 이들의 정밀한 관찰과 분석은 연애를 해 본 사람들만이 아는 ‘심쿵’한 순간들을 제대로 잡아내 “맞아 맞아”라는 반응을 이끌어낸다. 

여배우들이 유럽의 멋진 남자들과 일주일간 여행하며 로맨스를 찾아간다는 콘셉트의 ‘로맨스의 일주일’ 같은 프로그램 역시, 짜여진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임에도 그 순간순간의 ‘심쿵함’ 때문에 많은 여성들을 대리만족시켰다.

예쁘고 잘생긴 스타들의 '꽁냥꽁냥' 결혼 생활을 그려낸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인기도 '내가 저 사람의 아내라면, 남편이라면'이라는 상상이 빚어낸 대리만족 덕분이었다. 

 

사진=MBC 에브리원 '로맨스의 일주일'

 

★명2. 연애를 TV로 배운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 ‘연애’가 화두이지 않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이성에 대한 끌림의 감정은, 어느 정도 나이가 되기까지 배척의 대상일 뿐이다. 학교도, 부모도 이에 대해 속시원히 가르쳐주지 않는다.

TV 연애 예능은 부분적이나마 이런 연애에 대해 ‘배움’을 선사한다. 연애에 관심이 없는 이라도 해도, TV 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연애를 통해 ‘언젠가 할 지도 모르는 내 연애’를 건설적으로 생각해 보게 된다. ‘저 남자는 저래서 안 된다’, ‘저 여자의 매력 포인트는 저거네’라는 말을 하면서, 연애 중인 사이에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일반적인 청춘남녀들뿐 아니라 ‘불타는 청춘’에서처럼 ‘돌싱(돌아온 싱글)’이거나 오랫동안 혼자 살아온 중년의 스타들 역시 ‘짝짓기’의 당사자들로 포섭되면서 연애 예능이 다루는 상황들도 보다 풍부해졌다. ‘연애 상담’을 표방하는 프로그램들 역시 다양한 사연들을 통해 시청자에게 더 많은 간접 경험의 기회를 선사하고 있다. 

 

사진=SBS '불타는 청춘'

 

★암1. ‘방송’이라는 한계

그럼에도 ‘방송’이라는 한계는 짝짓기 연애 예능 프로그램 모두가 가지고 있는 약점이다. ‘방송용’ 코멘트라는 말이 있듯이, 방송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항상 ‘연출’의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이 때문에 출연자의 실제 의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방송이 나가기도 하고, ‘악마의 편집’ 논란이 뒤따른다. 출연자들 사이의 러브라인을 관찰하는 ‘핫’한 형태의 짝짓기 예능들이 특히 그렇다. 

또한 방송임을 알고 보면서도 ‘진실’을 원하는 시청자와 연출이 있을 수밖에 없는 방송 간에는 괴리감이 있다. 연예인 가상 결혼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는 그 인기에도 불구하고 출연자들이 방송 이후 각자 다른 상대와 결혼에 골인하는 사실에 시청자의 분노(?)를 자아내기도 했다. 방송을 보면서 설렜던 그 감정들이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든 것이다. 

 

사진=Mnet '러브캐처'

 

★암2. ‘겉모습 평가, 엿보기’ 끝의 허무함

요즘 짝짓기 예능에 출연하는 남녀들은 ‘일반인’이지만 마치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저마다의 매력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남자들은 독특한 직업과 능력, 여자들은 미모와 애교를 무기로 삼는다. 이 역시 방송의 흥행을 위한 장치들이다. 이런 장치들은 ‘스펙’과 ‘미모’가 지배하는 연애 상대에 대한 바람을 반영한다. 

물론 이런 ‘조건’들에서 벗어나 ‘진실한 사랑’을 찾는다는 콘셉트의 연애 예능들도 시도되고 있다. Mnet이 7월 선보일 예정인 ‘러브캐처’는 24시간 관찰 카메라를 통해 ‘진실한 사랑’을 찾는 청춘남녀들의 데이트와 심리전을 지켜보면서도 그들 중에 거액의 상금을 노리고 섞여 들어온 ‘머니캐처’가 있다는 미스터리 요소를 넣었다.

그러나 '진실한 사랑'이라는 이름의 그 기묘한 화학 작용을 과연 방송 카메라로 잡아낼 수 있을지는 이 프로그램뿐 아니라 다른 연애 예능을 보면서도 의문이다. 아직 '러브캐처'의 정확한 포맷은 알 수 없으나 ‘머니캐처’ 역시 사랑에 흔들릴 수 있는 인간일 텐데, 흔들린다 해도 방송에서 이를 드러낼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결국 연애 예능 시청은 겉모습이 멀쩡하고 조건이 좋은 이들의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사랑의 작대기’를 시청자 각각의 기준으로 엿보고 평가하는 행동인데, 이 끝에 남는 것은 ‘허무함’뿐이라는 시청자들 역시 존재한다.

다시 찾아온 붐 속에 속속 출격 예정인 차세대 연애 예능들이 이런 한계점들을 넘어 신선함을 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에디터 이예은  yeeuney@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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