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세기의 담판’이라고 불리는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를 나눴다. 이런 대사건이 있고 바로 다음날은 6.13 지방 선거일이다. 하루 종일 투표율과 개표 소식, 당선자 뉴스에 온 신경이 집중될 예정이다. 

지방선거 하루 뒤인 6월 14일 2018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한다. 그럼에도 연일 찾아드는 ‘빅뉴스’ 때문인지 월드컵에 대한 관심은 이전보다 매우 약한 편이다. 

그러나 월드컵에는 다른 이벤트와 달리, 매우 긴 기간이라는 강점이 있다. 월드컵은 7월 16일 결승전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한국 대표팀이 어디까지 갈 지는 알 수 없으나, 그와 상관없이 축구로 하나되는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는 데는 충분한 기간이다.

예년과 달리 많은 이들이 잊고 있지만, 월드컵이 열리는 4년마다 거리를 달궜던 ‘레드 스타일링’과 올해의 응원룩 트렌드를 조명해본다.

 

사진=flickr

 

★월드컵=뿔 난 붉은 악마 

2002년 한일 월드컵 신화 이후 ‘붉은 악마’ 덕분에 월드컵 응원룩은 ‘빨간색’으로 굳어졌다. 거리 응원을 가득 메우는 빨간 응원복의 물결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볼거리가 될 정도였다. 2002년 당시에는 집집마다 ‘Be the reds’가 적힌 빨간 티셔츠 한 장 없는 집이 없었다. 

이밖에도 붉은 색깔을 활용한 온갖 패션이 다 등장했고, 한국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태극기를 활용한 의상도 많았다. 액세서리 역시 무시할 수 없는데, 빨간색 뿔이 달린 조명 머리띠와 레드 페이스페인팅 역시 붉은 악마의 트레이드마크다.

한국에서 유래한 것은 아니지만, 시끄러운 소리로 유명한 아프리카 나팔 ‘부부젤라’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불만 속에서도 대유행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월드컵에선 또 어떤 아이템이 ‘뜰’ 것인지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부부젤라. (사진=flickr)

 

★빠질 수 없는 ‘치어리더룩-응원녀’

월드컵 응원과 함께 사람들의 시선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여성들의 축제 스타일 역시 크게 번졌다. 특히 치어리더의 룩을 참고해 과감한 크롭 티셔츠와 미니스커트, 핫팬츠, 응원 깃발 등을 장착하고 거리 응원에 나가는 여성들이 많아지며 ‘응원녀’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응원녀’들 중에는 인지도 상승을 노리는 연예인 지망생부터 현직 여배우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포진해 매번 월드컵 때마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도 활발히 활동 중인 가수 미나가 2002년 한일월드컵의 대표적인 ‘응원녀’였으며,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선 배우 박하선이 ‘응원녀’로 거리 응원단과 함께 포착되기도 했다. 

 

사진=flickr

 

★올해는? 노골적이지 않은 스포티룩-반려견 동반 응원룩

세월이 지나 이제는 지나치게 노골적인 응원룩도 ‘옛스럽게’ 느껴지는 2018년이 됐다. ‘죽음의 조’편성과 대표팀의 아쉬운 평가전 성적 등으로 월드컵에 대한 관심 역시 예전 같지 않다. 때문에 응원룩 트렌드도 조금 변화했다. 스타일은 한층 더 스포티하고 편안해졌으며, 레드만을 고집하지도 않는다. 

 

위 사진=1.2.르꼬끄 스포르티브 3.피터젠슨 4.스트레치 엔젤스 5.참스 6.알도, 아래 사진=1.6.르꼬끄 스포르티브 2.MMIC(엠엠아이씨) 3.베디베로 by 세원I.T.C 4.5.참스

 

상큼한 붉은색의 크롭탑과 편안한 트레이닝 팬츠, 썬캡, 양손을 자유롭게 해 주는 힙색, 발이 편한 플랫폼 샌들 등이 올해 응원룩 아이템으로 꼽힌다. 빅 로고와 와펜이 들어간 레플리카 져지탑에 데님 반바지를 매치해 스포티하기보다는 댄디한 캐주얼을 연출할 수도 있다.

 

사진=비욘드클로젯

 

반려동물 인구를 노린 응원룩도 출시됐다. 비욘드클로젯은 4일 도그 패치를 특징으로 하는 기존의 ILP 라인에 월드컵 무드를 더한 ‘월드컵 에디션’을 출시했다. 엄연히 ‘응원룩’이지만 색깔은 레드뿐 아니라 화이트와 블랙, 그린 등 다양한 컬러로 선보여 선택의 폭을 넓혔다. 월드컵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한정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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