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15일 첫 재판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비서에게 짧은 문자메시지로 맥주나 담배 등을 사오게 한 후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가 재판부에 제출한 공소장에서 검찰은 "(비서 김지은씨가) 안희정 전 지사를 수행할 때 지사의 기분을 절대 거스르면 안 되는 것은 물론 지사의 지시를 거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업무 환경이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안 전 지사가 자신의 요구사항을 항상 짧은 단어의 메시지로 알렸고, 김씨는 안 전 지사의 의중을 파악해 요구를 충족시켜야 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안 전 지사는 4번에 걸쳐 비서 김씨에게 성폭행을 시도할 때마다 '담배' '맥주' 등 메시지로 김씨를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김씨는 성폭행을 예상하지 못하고 이같은 지시를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내려지는 '메시지 지시'들 중 하나로 받아들였다.
김씨의 업무시간은 오전 4~5시부터 시작해 안 전 지사가 공관으로 퇴근할 때까지로 알려진 것과 달리 더 길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안 전 지사는 퇴근 후 자신의 업무용 휴대폰으로 걸려오는 전화를 모두 김씨 휴대폰으로 착신되게 해 놓았다고 알려졌다. 김씨의 하루 중 안 전 지사의 수행 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시간은 거의 없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김씨가 안 전 지사와 관련한 각종 공적, 사적인 일을 평일, 공휴일, 주야간 불문하고 시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지시 불이행은 감히 상상도 못했으며 그나마 성관계 시도 당시에 "이러시면 안 된다"고 한 게 김씨가 할 수 있는 거절 의사 표현의 전부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이와 함께 '업무상위력에의한 추행' 혐의뿐 아니라, 집무실 등 업무 장소에서 기습적으로 김씨를 추행해 '강제추행'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전 지사 측은 추행 사실에 대해 전면 부인하며, 성관계 역시 합의된 것이었으며 업무 지시 등은 민주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서울서부지방법원은 15일 오후 2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과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첫 공판을 연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비서 김씨를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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