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 낙선 끝에 첫 승을 거둔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당선인이 故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송 당선인은 1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이야기를 털어 놨다.

세 사람은 부산과 울산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며 오랜 시간 친분을 쌓은 막역한 사이다.

송 당선인은 1992년을 14대 총선을 시작으로 국회의원 여섯 번, 울산시장 두 번, 총 여덟 번 낙선했다. 그가 정치에 뛰어든 이유는 노 전 대통령이었다.

송 당선인은 "노무현 선배가 닦달하고 쪼아서 이거 해야 된다고 막 그래서 시작했는데 26년이 그냥 하루같이 지나가 버렸다"고 회상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송 당선인에게 울산 중구에 출마하라고 권유했다. 송 당선인은 "울산 중구라는 데가 아주 보수색이 제일 강하다. 또 (노 전 대통령이) 꼭 좀 떨어뜨려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물이었고. 그러니까 저같이 철 없고 아직 세상도 모르고, 또 인권 변호사라고 약간 깝죽거리고 그러니까 그냥 나가서 손을 좀 시원하게 봐주라고 그런 의미였다. 철없고 어리니까 참"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저를 불러 '내 대통령 퇴임 끝나고 나서 우리 또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자'라고 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요구에 송 당선인은 "대통령님, 지금 무슨 말씀이냐. 그동안 대통령님이나 저나 그렇게 깨지고 이제 대통령까지 하셨으면 명예도 있고 그만하셔도 안 되겠냐"라고 만류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우리가 지역주의를 극복했냐. 지역주의 하나도 극복된 게 없는데 우리가 대통령 배지 하나 했고 당신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인데 그거 한 번 했다고 만족한다 이 말이냐. 또 부딪혀서 지역주의 극복할 때까지 싸워야지"라고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지지 않고 송 당선인은 임기가 끝난 후 선거에 나가면 분명히 낙선한다고 재차 노 전 대통령을 말렸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떨어지기도 해야지.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전 세계인들한테 대한민국 민주주의 이것밖에 안 된다고 (알려야지)"라고 맞섰다.

 

봉하마을을 찾은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울산시장에 당선된 후 송 당선인이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노 전 대통령이었다. 두 번째는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송 당선인은 "사실 지난 2011년경에 저는 그만뒀다. 집도 이사를 해 버렸다. 더 이상 안 한다고"라고 고백했다. 다시는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결심, 선거구를 떠난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그를 붙잡았다.

송 당선인은 "(문 대통령을) 만났더니 '형, 이사했다며? 다시 이사 가소'라고 하더라. 이사한 지 넉달 밖에 안 됐는데 또 이사를 가라는 거다"라고 회상했다.

송 당선인이 "나는 내 마음대로 못 사냐"고 했지만 문 대통령은 "그게 운명인데 어쩌나"라고 답할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송 당선인은 자신이 당선된 이유로 지역주의를 언급했다. 그는 "결국은 우선 지역주의가 많이 약화됐다. 정말 제가 평소에 생각한 게 동서를 연결하는 나제통문이 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나제통문이 뚫린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는 문 대통령께서 워낙 잘하셨다. 워낙 그냥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을 뛰어넘는 민족의 지도자의 품격을 보이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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