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경제협력개발구기구(OECD)는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임금수준이 남성의 63.8%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직무가치나 성과와 무관하게 매년 임금이 자동 상승하는 호봉제를 도입한 기업이 많은 한국은 남녀간 인적 속성의 차이로 임금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람인이 실제 이러한 ‘페이갭(Pay Gap·남녀 임금격차) 현황’에 대해 기업 19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3.8%가 ‘남녀임금격차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사진=사람인 제공

남녀임금격차가 존재하는 이유로는 ‘직무가 달라서’(47.8%, 복수응답)가 많았지만 ‘기본적인 임금세팅이 남녀 구분이 되어 있어서’(19.6%), ‘남성직원의 승진 비율이 여성직원보다 높아서’(19.6%) ‘업무 능력에 차이가 있어서’(15.2%), ‘고위직급의 남성 비율이 높아서’(13%), ‘채용 포지션과 조건이 처음부터 달라서’(8.7%) 등의 이유가 이어졌다.

남녀임금격차가 많은 업종으로는 ‘제조’(26.1%), ‘서비스업’(19.6%), ‘건설’(13%) 등의 순이었다.

남녀임금격차의 비율은 어느 정도나 될까. 남성임금을 기준으로 여성임금의 수준은 평균 51.3%로 여성직원은 남성직원 임금의 절반 밖에 받지 못했다. 격차를 상세하게 살펴보면, ‘50%미만’(63%)이 가장 많았고, ‘50%’(10.9%), ‘80%’(8.7%), ‘90%’(8.7%), ‘70%’(6.5%) 등의 순이었다.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주 원인 중에 하나인 ‘승진’에 대해서는 ‘거의 차이가 없다’(74.1%)는 기업이 많았지만, ‘남성직원의 승진이 더 빠르고 많다’는 기업도 24.4%였다. ‘여성직원의 승진이 더 빠르고 많은’ 경우는 불과 1.6%였다.

여성의 승진이 느리거나 적은 이유로는 ‘임신, 출산 등으로 경력이 단절돼서’(38.3%, 복수응답)가 1위였다. ‘남성중심의 기업문화가 있어서’(34%), ‘남성 직원이 많아서’(23.4%), ‘관행적으로 여성 승진은 일정 이상은 제한해서’(19.1%) 등의 이유도 이어졌다.

응답한 기업들은 남녀임금격차에 대해 ‘점진적으로 격차가 해소 되어야 한다’(74.1%)고 생각해 현실적인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17.6%), ‘차이는 당연하다’(8.3%)는 응답도 있어 직장 내 양성평등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우리나라의 남녀 임금격차 비율은 16년째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이로 인한 여성들의 짧은 근속기간과 낮은 승진 비율 등이 주요인”이라며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제공해 여성직원의 장기 근속률을 높이고 업무 역량과 성과에 따른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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