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로맨스 서사의 꽉 닫힌 결말에 익숙해져 왔다. 어릴 적 읽던 동화 속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처럼, 마지막은 언제나 연인이나 결혼의 관계로 정립돼 왔다. 이런 로맨스 속 주인공들은 서로를 통해 구원받고, 영원히 행복할 것처럼 키스를 나누며 막을 내린다.
영화 ‘미드나잇 선’(스콧 스피어)이 당장의 내일도 확신할 수 없는 젊은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를 안고 관객들을 찾아왔다. XP(색소성건피증)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케이티(벨라 손)는 태양을 피하며 살아야 한다. 학교 문턱조차 넘어 보지 못한 케이티의 유일한 친구는 아빠 잭(롭 리글), 모건(퀸 쉐퍼드) 뿐.
이런 케이티에게는 창문 너머로 10년째 ‘바라보기’만 해온 첫사랑 찰리(패트릭 슈왈제네거)가 있다. 찰리와 말 한마디 붙여본 적 없고, 눈 한번 마주쳐본 적 없는 케이티의 사랑은 그래서 더 애틋하게 다가온다. 그녀에게 창문 너머의 세계, 즉 찰리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밤에만 외출이 허락된 케이티는 기차역에서 한 밤에 버스킹을 하던 중 우연히 찰리와 대화를 나누게 된다. 이렇게 불쑥 다가온 설렘은 언제나 그렇듯 불안을 수반했다. 잭과 모건의 말처럼 “정말 섹시한’ 케이티지만 그녀는 평범하게 다가온 사랑이 자신의 희귀병으로 인해 깨어질까 고백을 자꾸만 미루게 된다. 그리고 손꼽아 기다리던 찰리와의 첫 여행을 떠난 날 케이티에게 불행이 찾아온다.
‘미드나잇 선’은 2006년 제작된 일본 영화 ‘태양의 노래’(코이즈미 노리히로)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과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만들어지다보니 기본적인 내러티브는 비슷하지만 정서적인 유사성을 찾기는 힘들다. 굳이 접점을 찾자면 ‘태양의 노래’와 ‘미드나잇 선’ 두 편 모두 현직 싱어송라이터들이 여자주인공을 맡아 음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느 영화의 주인공들이 그렇듯 ‘미드나잇 선’의 두 주인공도 아픔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 케이티와 찰리는 극 중에서 성년을 앞두고 있는 인물들로 묘사된다. 두 사람은 사랑을 통해 아프고, 이로 인해 성숙한다. 시한부인 케이티의 상황은 둘의 사랑에 불을 지피는 장작이 되어준다. 꺼져가는 불씨가 파란 불빛으로 대미를 장식하듯 케이티와 찰리 역시 언제고 찾아올지 모르는 마지막을 향하며 가장 아름답게 빛난다.
완성으로서의 사랑은 존재할까? 사랑은 불완전하고, 가변성을 내포하고 있는 ‘살아있는 것’ 아닐까. 쉽게 약속하거나, 미래를 그릴 수 없기에 더 아름다운 청춘들의 사랑 ‘미드나잇 선’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상영중이다. 러닝타임 92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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