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것은 신선하지만, 그만큼 친해지기 어렵다. ‘아, 나도 알아’라는 말이 나오는 익숙한 소재와 장소, 한 번은 들어본 작가에게 누구나 눈이 먼저 간다. 

그러나 지나친 익숙함은 또 지루하기도 쉽다. 때문에 최근의 전시들은 시선을 사로잡는 익숙함에 최신 기술과 새로운 해석을 접목하는 경우가 많다.

‘두 마리 토끼’ 전략으로, 익숙한 소재나 장소에 독특한 시선이 결합돼 초여름 관람객의 감성을 충전해주는 전시장 4곳을 소개한다. 

 

사진='클림트 인사이드' 공식 홈페이지.

 

★르누아르 ‘여인의 향기’ 展(본 다빈치 뮤지엄,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5/12~10/31)

인상주의의 대표 화가인 르누아르는 특유의 따뜻한 색감과 화려한 분위기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미술 문외한도 아는 르누아르의 작품들을 ‘컨버전스 아트’로 직접 체험하게 해 새로움을 더한 전시가 ‘여인의 향기’ 전이다.

동명의 영화 제목으로도 익숙한 전시 제목이 친근감을 자아내며, 주제 또한 ‘르누아르는 당신을 사랑했을 것이다’로 관람객이 전시와 작품에 자기 일인 듯 몰입할 수 있게 한다. 명화에 대해 영상과 오브제 등을 통한 재해석을 선보이는 전시 공간 9개로 구성되며, 관람객은 르누아르의 명작과 다양한 드로잉 작품을 컨버전스 아트를 통해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사진='르누아르: 여인의 향기' 전 포스터.

 

★Weather: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디뮤지엄, 5/3~10/28)

서울 통의동의 대림미술관이 선보이는 또 하나의 감각적인 전시 공간인 한남동 ‘디뮤지엄’은 매일같이 접하는 익숙한 소재인 ‘날씨’를 대상으로 하는 이색 전시를 진행 중이다. ‘Weather: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로, 아티스트 26명이 날씨에 대한 색다른 시선과 내밀한 이야기를 담아 사진, 영상, 사운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매일같이 접하는 날씨이지만,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감각적으로 날씨를 경험하는 과정은 나 자신의 ‘날씨’에 대한 감수성을 확장해 준다. 전시는 ‘날씨가 말을 걸다’, ‘날씨와 대화하다’, ‘날씨를 기억하다’의 3가지 챕터로 나뉘어 진행된다. 

 

사진=디뮤지엄 'Weather' 전 포스터.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 함께 보다(청와대 사랑채, 5/9~7/29)

대통령의 거처인 청와대, 뉴스로는 익숙하지만 막상 가 본 사람은 별로 없는 그 장소에서도 전시가 열린다. 의외로 청와대는 많은 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데, 정치적인 공간인 만큼 그 작품들마다 내부적으로 의미가 부여돼 각자 걸맞은 곳에 전시돼 있다.

대부분 해외의 주요 인사에게 한국을 적절히 소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들인데, 이번 전시는 이러한 작품들을 무료로 일반인들이 볼 수 있는 기회다. 때문에 전시 타이틀도 ‘함께, 보다’로 정해졌다. 1966년부터 2006년까지 다양한 연대의 국내 작품들이 있으며, ‘대한민국 미술전람회를 보다’, ‘사계절을 보다’, ‘청와대를 만나다’, ‘영상 공간’ 등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청와대 견학과 전시 관람을 함께 하기 제격이다. 

 

사진=청와대

 

★클림트 인사이드(광명 호반아트리움 아트홀, 5/23~10/28)

탐미주의의 일인자, 황홀한 황금빛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들은 100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곳곳에서 사랑받고 있다. ‘클림트 인사이드’ 전시는 클림트의 작품세계를 스크린과 미디어 프로덕션, 사운드, 오브제,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부분까지 조명해 보는 미디어 아트 전시회다.

클림트의 다양한 명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익숙한 아름다움 속의 신선한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 전시 트렌드를 따라 충실한 오디오 가이드 및 관람객이 전시를 기념할 수 있는 포토 존도 마련돼 있다. 

 

사진='클림트 인사이드' 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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