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데터 시리즈’의 신작 ‘프레이’가 오늘(5일) 디즈니+에서 공개됐다. 전작 ‘더 프레데터’가 처참한 평을 받으며 시리즈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평을 받은 가운데 ‘프레이’가 부활의 신호탄이 될지 기대가 모였다.

‘프레이’의 작품 스타일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심플 이즈 베스트’다. 전작의 호평 요소였던 무리한 설정과 개그를 완전히 배제하고 오로지 ‘사냥’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다. 본작의 메인 빌런이자 또 하나의 주인공인 프레데터는 이유 따위는 상관없이 보이는 모든 것을 사냥한다. ‘프레이’는 그저 사냥 그 자체를 보여줄 뿐이다.

작품의 배경은 18세기 미국으로 ‘먹이사슬’을 표현하기에 최적의 무대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나루(앰버 미드썬더)와 오빠 타베(다코타 비버스)가 속한 인디언 코만치족은 사냥이 주 식량원인 부족이다. 사자까지 잡아내며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군림하던 코만치족은 화기를 앞세운 백인 문명의 등장에 밀려나고, 이 백인 문명도 외계 포식자 프레데터의 사냥감으로 전락한다.

영화 제목인 ‘프레이’(먹잇감)에서 알 수 있듯 18세기 문명의 수준으로는 고도의 기술력과 신체능력을 자랑하는 프레데터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전 시리즈부터 인기의 요인이었던 외계 최첨단 무기와 야만스러운 프레데터 특유의 전투법의 조합은 본작에서도 백미다.

특히 철저히 무겁고 공포스러운 분위기에 더불어 ‘투명화’한 채 사냥감을 덮치는 프레데터가 보여주는 무시무시함은 남다르다. 디자인도 전작들에 비해 얼굴을 드러내게 되면서 맨얼굴의 징그러움이 더 잘 보인다. 이전 시리즈를 통해 이미 현대 문명도 송사리 취급하던 프레데터의 모습을 봐온 사람들이라면 본작의 무대가 18세기라는 사실만을 듣고 성급히 시시함을 느낄 수 있겠다.

하지만 ‘전투’가 아닌 ‘사냥’을 주제로 생각하고 본다면 포식자에서 피식자로 전락한 인간의 처절함과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영화가 ‘프레이’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것을 보여주듯 인간 무리는 끝없이 프레데터에게 달려들지만 그도 잠시, 모두 무력하게 스러진다. 영화 내내 디즈니에서 제공하는 작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유혈과 잘려 나간 시체가 난무한다.

이런 ‘프레이’에 단 한줄기 스토리라인이 있다면 바로 주인공 나루의 성장기다. 사냥실력이 어수룩하다며 무시 받던 나루는 이를 보여주듯 영화 내내 당하기만 한다. 사자와 곰에는 벌벌 떨기만 하고, 토끼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다. 그런 나루가 죽을 수 있는지조차 의문인 프레데터와 끊임없이 조우하며 그를 관찰하고 성장해 그를 사냥할 준비를 시작한다.

나루를 인정하며 건넨 “너는 나에게 부족한 것을 짚어낸다”는 오빠 타베의 말을 증명하듯 모두가 무작정 달려들어 처참한 죽음을 맞이할 때 나루는 프레데터의 약점을 파악하고 반격을 도모한다. 압도적인 힘에 맞선 지혜가 어떤 결말을 맞을지 기대해도 좋다. 나루 역의 배우 앰버 미드썬더는 원주민 혈통으로 강인한 인디언 소녀의 모습을 훌륭히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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