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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남 3인의 '발리에서 생긴 일' ②

2일차

욕망의 여성구두 장인 지미 추, 공포영화 젊은 거장 제임스 완, 부드러운 카리스마 여배우 양자경을 배출한 나라! 이슬람 국가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 내륙부와 해양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아세안의 남북을 잇는 허리인 셈이다. 과거의 말라카가 해상무역의 왕국이었다면, 오늘날의 말레이시아는 하늘길의 허브인 것이다.

초치기 체류였으나 태국 베트남처럼 익사이팅하지도, 라오스 인도네시아처럼 고요하지도, 홍콩 싱가포르처럼 첨단의 세련미가 느껴지지 않는...밋밋+어정쩡? 쿠알라룸푸르의 첫인상은 재미없는 대도시였다.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 바로 옆 식당에서 나시르막(코코넛밀크로 지어 고소하고 담백한 밥. 멸치, 새우, 오이, 계란, 고기 그리고 시커먼 소스와 함께 먹는다)과 나시고렝(인도네시아 볶음밥)으로 조식을 해결한 우리는 부리나케 포인트 관광에 들어갔다.

공항으로 출발해야 할 낮 12시30분까지는 3시간 남짓. 모노레일과 택시를 이용해 국립모스크- 메르데카 광장- 센트럴마켓- KLCC 수리야 쇼핑몰& 공원- 워크웨이를 걸어 파빌리온 쇼핑몰(혹은 역순) 계획을 세웠다가 바로 접었다. 빡세게 ‘런닝맨’ 찍을 것도 아닌데. 나이 들면 포기도 빨라진다. 결국 최대 번화가인 부킷 빈탕만 집중 탐사하기로.

 

동남아 대도시들이 그렇듯 파빌리온은 온갖 브랜드가 입점한 메가 사이즈의 복합 쇼핑몰이었고 세일이 한창이었다. 편집매장에서 떨이로 파는 반팔 티셔츠 3장, 세일 중인 마시모 두띠에서 니트 스웨터를 샀다. 바로 맞은편 럭셔리 쇼핑몰 스타힐 갤러리는 큐빅형 외관이 눈길을 끌었고, 한 블록 아래에 위치한 랏 텐(Lot 10)에는 인기 스파 브랜드와 이세탄 백화점이 몰려 있다. 거리에는 브랜드 아웃렛과 신발 매장이 즐비. 말레이시아는 신발 퀄러티가 뛰어나고 저렴해 슈즈 성애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단다.

 

아침 일찍 호텔 앞에서 담배 피우다 만나 100링깃에 공항 센딩 ‘쇼부’를 쳤던 택시기사(이름이 가물가물)가 약속시간보다 먼저 와서 대기하고 있네? 짐 싣고 공항으로. Bye KL~! 공항 도착 후 혹시나 했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인천공항 면세품 인도장에서 받은 나와 일행의 100ml가 넘는 홍삼정, 화장품을 KLIA2에 대기 중인 유료 수하물에 쑤셔 넣으려 했으나 안된단다. 헐...

어쩔 수 없이 부치는 수하물(기본 20kg)을 KL-발리 구간만 3만7000원에 또 구매해야만 했다. 1kg도 안되는 물건 때문에 ㅠㅠ 다시는 에어아시아 이용하지 않으리라, 스톱오버 할 때는 절대 100ml 이상 액체류 구입하지 않으리라 다짐. 시간, 짐값 및 기내식 비용 등등을 따져보면 일반항공이나 저가항공이나 도긴개긴인 듯싶다.

만석인 비행기에 몸을 구겨 넣은 뒤 3시간을 날아가 발리에 도착. 오후 6시30분이다. 2014년 왔을 때 입국세(35달러), 출국세(15달러)를 냈던 불쾌한 기억이 있었는데 다행히 사라졌다. 짐을 찾고나와 공항 환전소에서 소액만 루피아로 환전한 뒤(시내 환전소에서 환율표를 보고 제일 좋은 곳에서 틈틈이 하는 게 낫다) 입국장 쪽으로 올라갔다. 공항 공식 택시 승차장보다 출국자들을 태우고 들어오는 블루버드 택시를 잡아타고 미터요금 그대로 시내로 들어가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쿠타비치 인근 호텔 도착. 역시 1박에 36달러짜리 3인실이다. 짐을 든 채 3층까지 낑낑대며 계단을 올라 다다른 트윈베드 슈퍼리어룸. 느릿느릿 간이침대 하나를 바닥에 깔아주네? 음...전화가 되질 않는다. 화장실에 들어갔더니 세면대엔 물이 빠지질 않는다. 웬만하면 참고 하룻밤만 버틴 다음 예약된 풀빌라로 옮기려 했으나 이건 아니다 싶어 프런트 데스크로 직행. "Everything is not working”이란 말과 함께 “disappoint”를 강조했다. 선한 인상의 스태프 2명은 대략난감 표정을 짓더니만 디럭스룸으로 바꿔줬다.

 

짐을 대충 정리하고 룸 바로 앞 풀에서 유유자적 야간 수영. 이 호텔에선 풀이 제일 멀쩡하다. 그러곤 슬렁슬렁 쿠타비치의 밤바다와 맞은편 포피스 1~2 거리를 배회했다. 술 취한 호주가이 2명이 우리를 향해 "Hey Boys~Where are you from?"이라고 외치네. ㅉㅉ. 

 

 

 

용원중 기자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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