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출범했다. 동아일보가 출자해 만들어진 채널A는 ‘꿈을 담는 캔버스, 채널A’라는 슬로건으로 시청자에게 첫 선을 보였다. 초기 종편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았다. 이미 지상파 3사를 제외하고도 그 수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케이블 채널이 많았다. 여기에 대주주인 기존 지면 언론들의 정치적인 성향이 확고해 시청자 입장에서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종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믿고 거르는 종편이라는 오명을 떨치기까지 적잖은 노력들이 있었다. JTBC의 경우 손석희 보도국 사장을 내세운 ‘뉴스룸’이 초석이 돼 이후 드라마, 예능의 영역까지 그 세를 확장하며 가장 성공적인 종편 채널의 예로 자리 잡았다.

최근 채널A 역시 ‘보도 전문 채널’이라는 대중적인 인식을 전복시키며 연이어 ‘히트 예능’을 선보이고 있다. 그 대표주자는 바로 ‘하트시그널’과 ‘도시어부’. 여전히 지상파의 시청률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화제성 면에서 오히려 기존 방송사들을 뛰어넘고 있다. 

 

♦︎ ‘도시어부’…이덕화X이경규X마이크로닷, 이상한 나라의 ‘꾼’들
 

배우, 전문 MC, 래퍼의 조합. ‘도시어부’는 베일이 벗겨질 때까지 쉬 예상을 하기 어려운 그림이었다. 얼핏 정적인 스포츠인 낚시가 예능과 어울리는지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이 위험한(?) 예능 ’도시어부’는 무려 자체 최고 시청률인 5%대를 경신하며 채널A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JTBC ‘썰전’이 평균 4%대의 시청률인 점을 감안해도 높은 수치다.

‘도시어부’의 흥행은 이덕화, 이경규, 마이크로닷 이색적인 조합에서 시작됐다. 허세마저 사랑스러운 맏형 이덕화, 용왕마저 저주하는 감정기복 심한 둘째형 이경규, 오픈마인드 돌직구 막내 마이크로닷의 확고한 캐릭터가 프로그램을 채웠다. 무엇보다 ‘낚시’라는 매개를 통해 나이를 뛰어넘어 수평화된 이들의 관계가 보는 재미를 더한다.

매회 ‘도시어부’를 찾아오는 특급 게스트들도 눈길을 끈다. 연예계에서 ‘손맛’ 좀 안다는 스타들이 출연해 방송이라는 의식 없이 낚시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다.

흘려보낼 수도 있는 멘트를 살려내는 차진 자막 역시 ‘도시어부’의 관전 포인트. 이로인해 ‘낚시’라는 소재로 젊은층까지 사로잡았다. 부부나 고부관계, 스타의 풍문 등을 주로 다루던 종편 예능의 특성을 벗어난 것도 성공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 ‘하트시그널’…자극적인 요소 NO, 흐름에 맡겨진 로맨스 예능
 

이미 지상파에서도 숱한 커플 매칭 프로그램이 있었기에 ‘하트시그널’ 역시 구태의연한 예능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하트시그널’은 ‘러브라인 추리게임’을 표방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우선 커플 매칭보다는 ‘썸’에 초점을 맞췄다. 청춘 남녀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생기는 미묘한 기류가 ‘다음 화’를 궁금하게 하는 로맨스 드라마처럼 다가왔다. 등장하는 이들이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는 점은 감정이입에 물꼬를 텄다.

과거의 커플 매칭 프로그램이 ‘짝지어주기’를 위해 게임 등 인위적인 요소를 넣었다면 ‘하트시그널’은 이런 부분을 대거 들어냈다. 미션이 있기는 하지만 서로의 마음을 짐작하기 위한 과정일 뿐 흐름에 크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시청한다는 행위 자체로 얻어지는 시선의 권력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들었다.

예정된 방송분이 모두 끝난 뒤에도 출연진들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이에 포털 검색어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물론, 출연진들의 사생활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물론 지나친 관심이 부작용으로 남기는 했으나 ‘하트시그널’의 인기를 보여준 셈이다.

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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