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코치로 살던 대학 신입생 시절이 지나면 슬금슬금 '대2병'이 찾아온다. 중2병에 이어 대딩들을 다시 한번 흑역사의 구렁텅이로 밀어넣는 '대2병'. 그 증상들을 속속들이 알아보자.

1. 늙지도 않았는데 나 늙었다는 말을 반복한다.

대학교 입학한지 두 학기를 조금 지나보니 세상을 전부 통달한 느낌이 든다. 지나가는 고등학생이나 신입생 후배들을 볼 때마다 '저 때가 좋았지...'라고 아련하게 읊조린다. 주름 하나 없이 탱탱한 얼굴로 늙었다는 말을 달고 살아 진짜 늙은 사람들 열받게 만든다. 

 

2. 파릇파릇한 신입생들 군기를 잡기 시작한다.

고학번 선배님들이 취업 준비하느라 정신 없을 때 2학년들은 그 틈새를 놓치지않고 후배들 군기를 잡기 시작한다. 그 원인은 1번과 비슷한 이유이나, 대부분 내가 1학년 때 당했던 걸 고대로 물려주면서 일 년 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를 해갈한다.

 

3. 술 먹고 있는 현장을 SNS에서 생중계하며 자랑한다.

술맛을 제대로 아는 척, 이 구역의 주호인 척. 학교 주변 싸구려 술집에서 술파티가 열리면 꼭 단체 사진 혹은 테이블 위에 좌라락 늘어놓은 술병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다. 후배들의 좋아요를 구걸함과 동시에 지금 이 순간 내가 있는 곳이 제일 즐겁다는 걸 알릴 수 있는 최적의 방법.

4. 정치에 박식한 척, 내 말이 곧 법인 척.

술자리나 SNS에서 꼭 정치 담론을 열어 혈전을 벌이려 든다. 그래봤자 인터넷 뉴스나 커뮤니티에 달린 댓글들을 수박 겉핡기식으로 보기만 했을 뿐 제대로 이해한 것도 아님. 막무가내로 의견 내세우는 놈들보다 자신이 중립임을 명시하며 은근슬쩍 편파적인 의견을 내는 놈들이 더욱 중증이다.

5. 이 모든 증상은 추후에라도 창피함을 깨닫지 못했을 시 몇년간 계속 지속될 수가 있다. 

혹은 평생일지도.

한편, 중2고 대2고간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사회생활 2년차들에겐 ... 몸에 '진짜' 병들이 찾아온다는 슬픈 후문이다.

인턴 에디터 이유나 misskendrick@slist.kr

사진 출처 : tvN 치즈인더트랩 캡쳐, 페이스북, korean.peo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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