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함무라비’ 고아라와 김명수가 ‘성장’ 로맨스로 설렘지수를 높이고 있다.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연출 곽정환, 극본 문유석)에서 서울중앙지법 민사 제 44부 판사 박차오름(고아라)과 임바른(김명수)이 매회 가슴 뛰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청춘 판사들답게 재판을 통해 변화하고 서로를 통해 힘을 얻는 ‘바름 커플’의 올바른 사랑법을 짚어봤다.

 

# ‘올바른’ 동료애

기꺼이 약자 편에서 ‘강강약약’의 법원을 꿈꾸는 박차오름과 섣부른 선의보다는 법리와 원칙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임바른은 처음부터 생각부터 행동에 이르기까지 확연히 다르다. 확고한 기준과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이상으로 타인을 매도하거나, 선배의 위치에서 후배의 의견을 찍어 누르지 않고 동등한 위치로 서로를 바라본다.

처음에는 서로를 ‘유난스러운 열혈 판사’와 ‘잔소리꾼 시어머니’ 정도로 인식했던 두 사람은 어느덧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처럼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답을 찾아내고 있다. 박차오름의 행동력으로 본드 소년 사건 해결을 위해 함께 거리로 나섰고, 임바른의 이성적 판단력으로 수석부장(안내상)을 찾아가 ‘문제해결법원’을 제안했다. ‘다름’을 무기로 시너지를 발휘하며 크로스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바름 커플’의 올바른 성장은 내일을 기대하게 만든다.

 

# 서로에게 주는 따뜻한 위로

현실의 벽에 부딪치거나, 재판 속 사람의 아픔이 느껴져 힘겨워 할 때마다 박차오름과 임바른이 좌절하지 않고 일어설 수 있었던 동력은 서로의 위로였다. 선의로 했던 일이 동료판사의 괴로움이 되어 돌아왔을 때, 감성우(전진기) 부장을 고발한 후 홀로 냉소와 비난에 직면했을 때 유일하게 박차오름 곁을 지켜준 사람이 바로 임바른이었다.

또한 임바른이 사회적 기준으로 결국 자신을 해친 엘리트 직장인 이영수 자살기도 사건에 몰입할 때 가장 먼저 눈치 채고 위로를 건넨 사람 역시 박차오름이었다. 무엇보다 판사로서 현실의 거대한 벽과 직면한 박차오름에게 “박판사는 새로운 답을 찾는 사람이니까 실수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힘을 불어넣는 임바른의 말은 가장 필요한 온기이자 위로였다.

 

 

# 성장형 로맨스

10대 시절 풋풋한 첫사랑에서 20대 직장동료로 재회했다. 임바른의 돌직구 사랑 고백이 불발됐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여전히 로맨스 기운이 넘쳐흐른다. 학창시절 추억을 공유했던 박차오름과 임바른은 대등한 동료로서 고민과 아픔, 실수와 실패까지도 함께 나누며 짙어진 감정과 성장을 그려가고 있다.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임바른을 거절했지만 마음의 빗장을 서서히 풀어가는 박차오름과 묵묵히 박차오름 곁을 지키며 어른스럽게 기다리는 임바른의 관계는 새로운 성장형 로맨스를 보여주고 있다.

 

# 성 역할 전도 그리고 평등

백마 탄 왕자나 관계에 있어 주도적인 남자, 청순가련 캔디형 여자가 기존 드라마 남녀주인공의 보편적 캐릭터였다면 임바른과 박차오름은 이 질서를 뒤튼다. 박차오름은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에너지 가득한 열혈 판사다. 사랑을 거절할 때조차 전투적으로, 최선을 다한다. 반면 임바른은 반듯한 엘리트 판사지만 ‘청순가련형’으로 여겨질 만큼 소극적이고 수줍음이 많다. 한 여자에 대해, 자신의 사랑에 대해 지고지순하다.

두 남녀의 관습적인 성(Gender) 역할 바꾸기는 흥미를 더하는 요소이지만 한쪽을 일방적으로 리드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상대방의 신념을 인정하고 서로를 성장시켜주는 평등한 관계를 구축한다. 변화한 시대를 반영한 캐릭터이자 시청자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 JTBC '미스 함무라비' 제공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