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스페인이 16강에서 조기 탈락하며 짐을 쌌다. 2002년에도 그랬던 것처럼 ‘개최국 징크스’에 발목이 잡혔다.

스페인은 1일 밤 11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러시아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전에도 승부가 나지 않았고,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하며 탈락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소련 시절인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48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전반 11분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의 자책골로 손쉽게 앞서갔지만, 전반 막판 헤라르드 피케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 실점을 내줬다.

스페인은 전·후반과 연장까지 2시간 동안 경기 점유율에서 크게 앞섰지만, 특유의 패스 축구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공격이 번번이 막혔다. 특히 패널티박스 부근에서 촘촘하게 벽을 세운 러시아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연장전에서도 실마리를 풀지 못한 스페인은 결국 러시아와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세 번째 키커 코케와 다섯 번째 키커 이아고 아스파스의 슈팅이 연이어 선방에 막혔고, 스페인은 16강에서 탈락했다.

이로써 피파랭킹 10위인 스페인은 무려 60계단이나 낮은 러시아(70위)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이변이라면 이변이지만, 스페인의 월드컵 도전기를 돌아보면 개최국을 상대로 유독 약했다. 1934 이탈리아월드컵 8강에서 이탈리아에게, 1950 브라질월드컵 4강 결승리그에서는 브라질에 1-6 대패를 당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행복한 기억을 안겨줬던 2002 한일월드컵 8강에서 만난 한국에 승부차기로 패해 탈락했다.

3번의 개최국과 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4번째 만난 개최국과의 경기에서 스페인은 징크스에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