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영화 ‘변산’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박정민은 김고은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선배이기도 하다. 그만큼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극중 학수(박정민 분)와 선미(김고은 분)의 키스신은 두 배우의 애드리브로 탄생했다.

“제가 스무살이고, (박)정민 선배가 스물다섯살일 때부터 친분이 있었어요. 군무신이 마지막 장면을 찍는데 저도 속으로 뭔가 아쉽다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정민 선배도 그랬나봐요. 너무 조심스럽게 ‘어때? 아쉽지 않니’라고 물어보길래 아쉽다고 했더니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라고 하더라고요. 스킨십 애드리브다 보니까 선배가 굉장히 조심스럽게 생각했던 거 같아요. 한참 애둘러 말하다 결국 ‘마지막에 뽀뽀를 해보는 건 어떻게 생각해’라고 했어요. 친한 사이여서 낯간지럽기는 했죠”
 

김고은은 노래방신에서 하드캐리에 성공했다. 예상치도 못한 순간에 불쑥 나타나 분위기를 압도하는 모습에 자연스레 웃음이 터진다. 김고은은 “제가 노래방을 워낙 자주 가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은 지르는 노래나 랩을 많이 해요. 그래서 촬영이 수월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무반주로 해야하더라고요. 그 장면 찍으면서 자의식이 많이 생겼어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실상 학수 중심의 서사가 주를 이루다 보니 눈에 띄는 여성 캐릭터는 김고은이 연기한 선미, 그리고 신현빈이 연기한 미경 뿐이다. 촬영현장에도 사실상 여배우가 둘 뿐이다 보니 빠른 시간안에 친해졌다.

“이번 영화는 촬영 전에 할 게 굉장히 많았어요. 사투리 연습, 안무 연습 때문에 촬영 한달 전부터 다같이 연습실에 모였어요. 다들 술을 좋아해서 금방 친해졌죠. (신)현빈 언니랑은 같은 숙소, 바로 옆방이였어요. 피부가 안 좋은 나른 같이 방에서 팩도 하고, 촬영이 없으면 노래방도 가고 했죠. 중간에 언니가 서울갈 일이 생기면 빨리 오라고 할 정도였어요”
 

 

오래 알고 지낸 사이였지만 박정민과 한 작품에 출연하기는 처음. 김고은은 옆에서 지켜본 배우 박정민을 보고 “정민 선배 앞에서는 노력이라는 단어를 쓸 자격이 없는거 같다고 말했어요”라고 털어놨다. 이어 “왜 스크린에서 대단한 배우라고 가치를 인정 받는지 느끼게 되더라고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정민이 연기한 학수같은 캐릭터가 실제하면 좋아할 수 있겠냐는 말에 김고은은 “사랑에 빠지면 좋아도 좋고, 싫어도 좋지 않을까요”라고 웃어보였다. 더불어 “선미가 학수의 감성을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 했어요. 학수로 인해서 노을을 보게 되잖아요”라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 영화 전반을 위협하고 있는 마블 스튜디오의 ‘앤트맨’과 맞붙게 된 ‘변산’. 관객에게 어떤 지점을 어필하고 싶냐고 묻자 김고은은 “사실 저희가 다같이 모여서 이 이야기를 했어요. 결론은 ‘앤트맨’도 보고 ‘변산’도 보셨으면 해요”라고 말했다.
 

“두 영화가 다 재미있다고 가정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산’의 장점을 말하자면 우선 출연하는 배우 분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엄청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장항선 선생님의 반가운 복귀작이기도 하고요. 두 번째는 우리 영화가 감정을 크게 강요하지 않는 거 같아서 매력적이에요. 어느 한 장르로 단정짓는 게 아니라 흘러가는 내용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선들을 보시는 게 굉장히 편안할 거 같아요. 세 번째는 이준익 감독님이 10년 만에 만든 유쾌한 느낌의 작품이에요”

누구나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 애정이 있겠지만, 김고은은 본인의 말처럼 행복하게 촬영을 마무리한 듯 했다. 아직 이른 나이지만 ‘변산’의 연장선상에서 그녀에게 ‘청춘’의 의미를 물었다.

“계속 지속되고 싶은 게 청춘인 거 같아요. 꼭 나이로 한정되는 게 아니라, 내가 열망할 수 있다면 청춘 아닐까요. 이준익 감독님이 청춘이신 거 처럼요.”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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