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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남 3인의 '발리에서 생긴 일' ③

3~4일차

인도양으로 둘러싸인 ‘신들의 섬’ 발리는 제주도의 4배 크기다. 꽤 큰 면적이라 차량 일주로 12시간이나 걸린다. 관광객들의 동선은 쿠타를 기점으로 남동쪽에 자리한 짐바란과 누사두아(해안에 대형 리조트들이 빼곡히 들어찬), 쿠타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산골마을 우붓, 우붓에서 2~3시간 북쪽으로 더 올라가면 나오는 세계적인 다이빙 포인트 멘장안을 찍는다. 쿠타에는 서퍼들의 파라다이스인 쿠타 비치, 레기안 비치, 스미냑 비치가 이어진다.

 

전에 발리에 왔을 때 누사두아, 쿠타, 우붓에서 묵었던 적이 있는데 감흥이 전혀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줄리아 로버츠 주연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배경이 됐던 우붓 지역이 가장 좋았다. 조용한 산골에 위치한 작고 정갈한 방갈로, 평화로운 논과 들, 소박한 시내와 전통시장, 멋진 갤러리들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어서다. 트레킹과 래프팅 명소로도 유명하다.

쿠타 비치와 가까운 첫 호텔에서 맞은 여행 3일째. 호텔 조식을 먹은 뒤 비치로 산책을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비를 피해 글로리아 진에서 모닝커피를 마시며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커피숍, 식당 등에선 와이파이가 잘 터져서 시간 때우기엔 그만이다.

체크아웃을 한 뒤 맞은 편 마사지 숍에서 풋, 바디 마사지를 1시간에 5만~6만 루피아에 받았다. 마사지 가격은 지역, 숍의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가급적 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곳을 추천한다. 팁은 1만~2만 루피아면 적당. 서양 여행객들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얄짤 없이 노 팁이다. 음...좀 각박하다만 마사지에 집중하지 않고 잡답하거나 슬렁슬렁 하는 경우도 많아 팁은 탄력적으로 줄 필요가 있지 싶다. 호텔로 컴백해 맡겨놓은 짐을 찾아 택시를 타고 다음 숙소로 고고씽~.

이번엔 발리에 처음 오는 동행으로 인해 쿠타의 스미냑 거리 안쪽에 위치한 아담한 풀빌라 ‘자스 부티크’를 예약했다. 풀은...수영은 힘들고 물놀이할 수준이지만 킹베드 2개와 오픈 주방 겸 거실, 작은 정원까지 갖추고 있다. 스미냑 로드까지는 도보 5분밖에 걸리지 않으니 가성비 갑이다(프로모션 가격으로 1박 15만원).

도착하자마자 서울에서부터 공수해온 소주, 김치, 컵라면, 통조림 등을 주방에 정리해놓고 인근 빈탕마켓에 들러 장보기 실시. 몇 년 전보다 물가가 꽤 오른 느낌. 특히 맥주값이 한국보다 조금 더 비싸다. 반면 소고기 가격은 아주아주 싸다. 스테이크용 안심과 채끝살 구입. 담배값 역시 말보로 1갑에 2만2000루피아로 착하다. 덴파사르 공항 면세점에선 보루에 28~30달러니 시내에서 미리 사두는 게 좋다.

저녁은 숙소에서! 룸서비스로 볶음밥 2개를 시키고 통조림을 이용해 꽁치 김치찌개, 스테이크, 감자 샐러드로 성찬을 차렸다. 소맥과 곁들여. 특급 레스토랑 디너가 부럽지 않다. 주방 있는 곳에 묵는 베스트 포인트다. 느긋하게 쉬다가 스미냑의 클럽으로 직진. 레기안과 스미냑에는 핫한 클럽들이 바글바글댄다. 레지던트 DJ의 수준이나 선곡이 꽤 좋다.

다음날 아침, 직원들이 주방으로 전날 미리 주문해놓은 조식을 배달해준다. 발리를 찾는 이유 중 하나가 발리인들의 소박하고 따뜻한 품성 때문이지 않을까.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소란스러움에 버거웠다면, 발리는 조용하다. 그리고 느긋하다. 사람들 덕분이다. 이곳 자스 부티크에서 일하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조식 후 스미냑 비치로 향했다. 서프 스쿨에서 1시간 동안 강사로부터 트레이닝을 받은 뒤 1시간 동안 자유롭게 서핑을 즐기는 코스가 3만원이다. 일행 2명은 서핑을, 난 파라솔 아래 선베드에 누워 밀린 일처리를 위해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렸다.

발리의 바다는 파도가 높아 수영보다는 서핑 등 수상 스포츠에 적합하다. 그래서 인근 호주 서퍼들이 몰려든다. 쿠타 비치가 초심자에게 적합하다면 파도가 더 센 스미냑 비치는 중급자 코스다. 의기양양하게 보드를 들고 입수했던 2명은 2시간 뒤 걸레가 돼 나왔다. ㅠㅠ

하오의 뜨거운 햇빛을 피해 숙소로 피신해 들어와 각자 자기 볼일 삼매경. 여행지에서 그간 몰랐던 지인들의 본성이 드러나는 건 불문율이다. 영업사원 훈은 영수증 분류와 지출 항목 점검에 혈안. 단돈 1000원이 비어도 신경을 곤두 세운다. 워워~. ‘짐싸기 달인’으로 불리는 꼼꼼쟁이 규는 빨래 및 정리정돈으로 부리나케 움직인다. 난...그냥 누워 뒹굴뒹굴. 

보통 2명 이상 여행 시 아침을 함께한 뒤 각자 코스를 돌다가 저녁에 합류해 식사와 술을 먹는 게 합리적이나, 이번 여행에선 취향과 목적이 엇비슷해 전 일정을 함께 싸돌아다녔다. 신기하게도 불편함이 한 개도 없네~. 축복이다.

저녁을 숙소에서 또 해결한 뒤 가장 '핫'하다는 비치클럽 레스토랑 '포테이토 헤드'를 찾아가려다 교통체증에 비까지 뿌려 가까운 '쿠데타'로 향했다. 스미냑에 위치한 두 곳 모두 아름다운 일몰로 유명하다. 그 유명한 선홍빛 선셋을 감상하기엔 늦은 시간이었으나 밤 바다가 선사하는 운치가 심쿵 유발한다. 해변가 테이블이나 데이베드, 혹은 안쪽 바에서 맥주, 칵테일을 마시며 적당히 시간을 보내다 나오면 된다. 굳이 고가의 디너까지는...비추다.

용원중 기자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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