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GO' 열풍이 뜨겁다. 일본 게임기 및 게임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닌텐도가 만든 이 모바일용 위치 기반 게임은 출시된 지 불과 하루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날개 없이 추락하던 닌텐도는 포켓몬에 열광하는 전 세계 '키덜트'의 꿈을 실현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 포켓몬스터 GO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AR이 결합된 포켓몬 GO는 닌텐도의 지분법 적용회사인 포켓몬과 구글에서 분사한 AR 게임 개발업체 나이언틱이 제작,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미국 호주 뉴질랜드에서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게임은 스마트폰의 위치 정보를 활용, 지도에 나타난 장소를 실제로 찾아가면 화면에 수집 가능한 포켓몬이 나타나 이를 ‘몬스터볼’로 포획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와 교환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물가에선 해마를 닮은 포켓몬 ‘쏘드라’, 마트의 건전지 코너 근처에선 전기를 일으키는 포켓몬 ‘피카츄’를 잡을 수 있다. 포켓몬을 잡을 때 필요한 '몬스터볼'이라는 아이템은 지역 내 랜드마크에 주로 있는 '포켓스탑(Poketstop)'이란 장소에서 얻는다.

실제 지도 상의 장소를 돌아다니며 몬스터를 직접 포획하는 듯 한 현실을 느끼게 해주는 셈이다. 한 네티즌은 "마치 추억 속의 장소를 돌아다니는 기분이다"며 "정신없이 돌아다니다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겼다"고 말했다. 

◆ "포켓몬 잡아라!" 뉴욕 센트럴파크 북적북적

12일(현지시각) 미국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은 최근 출시된 닌텐도 게임 '포켓몬 고'를 하기 위해 한 장소로 몰려든 유저들을 영상과 함께 소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 11일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는 포켓몬들을 수집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걸어 다니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바로 닌텐도 게임 '포켓몬 고'의 트레이너들로, 특정 포켓몬을 잡기 위해 모여든 것. 

뉴욕 뿐만 아니라 전세계 수많은 도시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한 네티즌은 "원래 거리에 이렇게나 사람이 많았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게임이 히키코모리들을 바깥으로 이끈 것 같다"는 글을 올려 공감을 자아냈다.

 

◆ 덕분에 닌텐도 주가 폭등

'포켓몬 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게임 제작사 닌텐도 주가가 폭등했다. 11일 일본 증시에서 닌텐도 주가는 20% 이상 올랐다. 장중 가격제한폭인 25%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루 상승률로는 지난 1983년 이후 최고였다. 

닌텐도 주가는 포켓몬 고 출시일인 지난 8일 8.9% 오른데 이어 급등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닌텐도의 주식예탁증서(ADR)도 이날 장중 33% 이상 치솟았다. 

한 전문가는 포켓몬 고로 인한 매출을 하루 390만~490만달러로 예상했다. CNBC는 포켓몬 고가 향후 일본, 한국, 유럽 등 전세계에서 발매되면 매출은 더욱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 위험하게 작용할 가능성 高

'포켓몬 GO'는 이용자들을 활동적으로 만들며 다양한 외부활동을 장려하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되지만 인기와 비례해 관련 사건사고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 중 게임을 하면 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아 교통사고 등을 유발할 위험이 높다. 때문에 닌텐도는 게임 앱을 실행 시 "당신의 주변을 인지하고 매 순간 조심하라"는 경고 문구를 띄우고 있다.

각종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미국 미주리주에서는 스마트폰에 표시된 장소로 포켓몬을 잡으러 갔던 시민 11명이 강도를 당했다. 무장강도 4명은 포켓몬을 인적이 드문 장소에 띄워 사람들을 유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국내 출시 계획 無… 8월에 결정난다

'포켓몬 고'의 열풍이 계속되면서 국내에서도 게임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많지만 당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포켓몬고는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작동하지만, 우리 정부는 안보상 이유로 국내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3월 '국가 보안 시설 및 군사 시설의 노출 금지'를 조건으로 지도 측량 데이터 해외 반출 허용의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구글은 해당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한국 정부가 국내 지도서비스 제공업체에 불공정한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구글은 지난달 1일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에 지도데이터 반출을 공식적으로 신청했다. 정부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인 8월 25일까지 수용여부를 결정해야하며, 포켓몬고의 국내 정식 서비스 여부도 해당 결정에 따라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 

 

 

사진 : 포켓몬 GO,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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