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소주연(25)이 지난 13일 개봉한 ‘속닥속닥’(감독 최상훈)을 통해 영화 팬들에게 깊게 각인되고 있다.

  

‘속닥속닥’은 6명의 고등학생들이 수능을 마치고 떠난 여행에서 진짜 귀신이 나오는 ‘귀신의 집’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소주연은 주인공 은하 역을 맡았다. 신인배우들의 등용문이라 불리는 학원호러 장르에서 당당히 스크린 데뷔작에 주연까지 꿰찬 데 이어, 주연이란 부담감에도 커다란 존재감을 발산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반짝반짝 빛낸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한 여름날,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소주연을 만났다. 영화 속 겁에 질려 흔들리는 눈동자는 신인의 패기로 가득했고, 말투 하나와 몸짓 하나에선 조심스럽지만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첫 영화 데뷔에 주연까지 맡았다는 사실이 아직은 꽤 얼떨떨한 느낌이었다.

“배우들도 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봤어요. 그 전에는 완성본을 못 봐서 걱정 반 기대 반이었죠. 그런데 생각보다 더 무섭고 재밌더라고요. 저는 어디서 깜짝 놀라는 지 포인트를 다 알고 있는데도 그 누구보다도 더 크게 놀랐어요. 옆에 앉은 배우들 손 꼭 잡고 봤죠. 아마 관객분들도 무섭고 재밌게 즐겨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소주연은 이미 여러 뮤직비디오와 CF, 웹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대중의 인지도를 쌓았지만 영화는 이번 ‘속닥속닥’이 처음이다. 최상훈 감독과 오디션 겸 미팅을 했을 당시만 해도 “내가 설마 되겠어?”라고 생각하며 막상 캐스팅 확정 소식이 들려오자 실감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정신을 차리고 어깨에 짊어지게 된 꽤 큰 짐을 어떻게 안고 가는 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부담감이 무~척 컸어요.(웃음) 처음엔 잠도 잘 못 잘 정도였어요. 제 숙제는 그 부담감을 어떻게 없애느냐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대본 리딩을 하고 현장에 들어가니, 걱정은 많이 없어지더라고요. 감독님이 의사소통을 굉장히 잘 하시는데, 계속 제 부담을 줄여주시려고 디렉팅을 해주셨어요. 너무 감사한 일이죠. 덕분에 안정감을 얻고 역할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첫 영화, 첫 주연. 소주연에게 ‘속닥속닥’은 여러 처음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늘 설렘과 불안이 교차하는 ‘처음’이라는 단어가 현장에서 그녀에게 어떻게 여겨졌을까.

“처음부터 끝가지 모든 게 신기했어요. 예전에 영화를 찍게 되면 현장이 어떨지 상상해본적이 있어요. 그런데 다 상상을 뛰어넘더라고요.(웃음) 리딩을 그렇게 오래, 많이 하는 건 처음이었고요. 사적으로 배우들과 이렇게 친해진 것도 처음이었어요. 또 제가 이십대 중반이 될 때까지 가족과 떨어져 본 적이 없거든요. 이번에 현장이 울산이라 한 달 정도 가족과 떨어져 지냈는데 생각보다 즐거웠어요.”

 

생전 처음 가족들과 떨어졌어도 즐겁게 한 달 간 지낼 수 있던 건 또래 동료 배우들 덕분이었다. 소주연은 이 자리를 빌려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저희가 모두 같은 건물에서 생활을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다 친해졌어요. 촬영이 다 끝난 지금도 단체 카톡방이 굉장히 활발해요. 그리고 아무래도 함께 출연한 (김)민규나 김영은 작품도 많이 찍어보고 해서 힘을 많이 줘서 의지가 많이 됐어요. 서로 모니터링 해주면서 연기의논도 했죠. 여러모로 이번 현장이 제겐 큰 공부가 됐지요. 다 동료들 덕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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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권대홍(라운드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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