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편에서 이어집니다

 

배우 소주연(25)이 지난 13일 개봉한 ‘속닥속닥’(감독 최상훈)을 통해 영화 팬들에게 깊게 각인되고 있다.

‘속닥속닥’은 6명의 고등학생들이 수능을 마치고 떠난 여행에서 진짜 귀신이 나오는 ‘귀신의 집’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소주연은 주인공 은하 역을 맡았다. 신인배우들의 등용문이라 불리는 학원호러 장르에서 당당히 스크린 데뷔작에 주연까지 꿰찬 데 이어, 주연이란 부담감에도 커다란 존재감을 발산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반짝반짝 빛낸다.

‘속닥속닥’으로 극장가에 공포를 뿌리고 있는 소주연은 영화 속에서 은하 역을 맡아 전교 1등이지만 수능을 망치고, 또 친구와의 관계에 끊임없이 고민하는 현실적인 모습을 만들어냈다. 과연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었을까.

“제가 시나리오를 딱 보고 은하에게 매료됐던 건, 저랑 무척 다른 사람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은하처럼 ‘애어른 스타일’이 아니라 그냥 ‘아이’였어요.(웃음) 주변에서 늘 ‘넌 참 밝다’라는 소리를 들었죠. 그래서 제 경험에서 우러난 연기를 한다거나 그러지는 못했어요. ‘정말 이런 학생이었다면 난 어땠을까?’하는 상상력에 많이 의지했죠.

특히 가장 힘들었던 건 은하와 죽은 지은(이유미)의 관계였어요. 저희 둘 다 어떡할지 모르고 있을 때 감독님이 ‘쇼코의 미소’라는 책을 소개해주셨어요. 그 책에 ‘어떤 연애는 우정 같기도, 어떤 우정은 연애 같기도 하다’는 말이 나오는데 딱 저희 우정이 그 애매모호함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서로 맞춰가면서 함께 캐릭터를 구축했어요.”

 

늘 밝은 학생이었다는 말처럼 인터뷰 내내 소주연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문득 전형적인 배우의 마스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는 의외의 말을 털어놨다.

“보통 학창시절부터 배우의 꿈을 키우는 분들이 많다지만, 저는 아니었어요. 그냥 늘 제 꿈을 고민하는 학생이었죠. 그러면서 영화, 드라마를 참 많이 찾아봤는데 그게 자양분이 돼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저는 SNS를 하면서 모델 제의를 받게 됐고, 또 자연스레 여러 매체에 출연하게 된 거거든요. 어떻게 보면 참 운명이죠. 지금은 누구보다 연기를 좋아해요. 현재의 제 모습이 너무 행복한 걸요. 아직 두 작품 밖에 해보지 않았지만 꾸준히 활동하면서 계속 행복하고 싶어요.”

소주연의 등장이 반가운 건, 꽤 오랜 시간동안 충무로의 문제점으로 지목돼 오던 ‘20대 여배우 기근’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등장한 뉴페이스이기 때문이다. 20대 여배우들이 부족하다는 건 그만큼 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정글 같은 곳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 험난한 세계에 첫 발을 뗀 그녀는 어떤 생각을 품고 있을까.

“저도 요즘 20대 여배우들이 부족하다는 그 말은 자주 들어봤어요. 그런데 막상 유심히 바라보면 너무 좋은 신인배우들이 즐비해요. 저도 신인의 입장에서, 영화를 볼 때에 사실 또래 배우들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거든요. 최근에 ‘허스토리’에 나왔던 이설, ‘마녀’ 김다미 고민시, ‘버닝’ 전종서 배우 등등을 보면 비슷한 입장에서 왠지 든든해요.(웃음) 좋은 자극도 받고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다 인정받는 배우가 되도록 계속 노력해야 하겠지요.”

 

더불어 소주연은 앞으로 이어질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채우고 싶은 캐릭터들을 밝혔다. 하고 싶은 것도, 도전해보고 싶은 것도 많은 모습에 힘찬 응원의 마음이 한껏 솟아올랐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들을 생각해 봤는데, 너무 많아서 고를 수가 없더라고요. 우선 로맨스는 꼭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 ‘쌈, 마이웨이’ 애라(김지원) 같은 통통 튀는 캐릭터도 좋고요. 예전에 ‘커피프린스 1호점’ 속 은찬(윤은혜) 같은 중성적인 롤도 꼭 해보고 싶어요. 음... 제가 실제로는 몸을 잘 못 써서 영화에서 멋지게 변신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우생순’ 같은 스포츠 무비에도 출연해보고 싶네요.(웃음) 너무 많죠?”

 

사진 권대홍(라운드 테이블)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