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돌풍인가, 발칸발(發) 폭풍인가?

드디어 마지막 승부다. 2018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인 프랑스-크로아티아전이 16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각)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젊은 피’를 앞세워 대회 내내 무서운 경기력을 보인 프랑스와, 베테랑 실력파들이 뭉쳐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한 '발칸 전사' 크로아티아가 맞붙는다. 

전날 열린 3, 4위전에서는 벨기에가 잉글랜드를 2대0으로 누르고 3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리고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러시아월드컵의 막이 내리는 만큼, 여러 가지로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만큼 다양한 관전 포인트가 있다. '뢰블레'로 불리는 프랑스의 푸른색, 크로아티아의 상징인 강렬한 레드와 화이트의 격자무늬처럼 두 팀은 여러 모로 대조를 이룬다. 

 

2018 러시아월드컵 프랑스 대표팀 주전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프랑스 우승 확률 두배 이상? 

아무 정보 없이 경기를 볼 때 가장 궁금한 것은 역시 ‘누가 이길까’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돈을 걸고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전세계 베팅업체들이 하고 있다. 베팅업체들은 프랑스의 우승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점쳤는데, 대표적으로 bet365가 프랑스 승리에 배당금의 1.90배, 크로아티아 승리에 5.00배를 책정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단순히 생각해도 프랑스의 승리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다고 본 것이다. 베팅업체들뿐 아니라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을 비롯해 전세계의 다양한 분석 역시 프랑스 쪽을 대체로 더 우세하게 보고 있다.

 

벨기에와의 준결승에서 승리하고 기뻐하는 프랑스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상대전적, FIFA 랭킹: 프랑스 > 크로아티아

이런 분석이 나오는 것은 프랑스가 크로아티아에 지금까지 한 번도 진 적이 없고, FIFA 랭킹 역시 7위로 20위인 크로아티아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5전 3승2무로 무패의 기록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가장 최근 경기인 2011년 평가전, 유로 2004 결과는 모두 무승부였고 그마저도 꽤 오래돼, 이번에도 무패일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4강전은 크로아티아에게 잊을 수 없는 씁쓸한 기억이다. 4강에 진출한 크로아티아는 개최국 프랑스에 1대2로 지면서 결승 진출 문턱에서 좌절했다. 당시 프랑스가 우승, 크로아티아는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에서 이긴다면 당시의 앙갚음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환호하는 크로아티아의 마리오 만주키치. 사진=신화통신 연합뉴스

 

★팔팔한 젊은 피 vs 피곤한(?) 베테랑

프랑스의 주축은 ‘무서운 10대’ 킬리안 음바페(1998년생)를 비롯한 20대들이다. 앙투안 그리즈만(1991년생), 폴 포그바(1993년생) 등 주전 선수들이 1990년대에 태어났다. 반면 크로아티아의 주축은 30대들이다. 중원을 책임지고 있는 ‘마법사’ 루카 모드리치가 1985년생, 이반 라키티치와 마리오 만주키치, 이반 페리시치가 1988년, 1986년, 1989년생이다. 

이 때문에 결승전은 젊은 피와 베테랑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는데, 문제는 크로아티아가 더 험난한 여정을 뚫고 결승전에 진출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피곤한 베테랑들이 팔팔한 젊은 피를 막는 데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크로아티아 대표팀. 사진=연합뉴스

 

★크로아티아의 힘든 여정과 ‘뒷심’

이번 대회에서 크로아티아는 축구강국 아르헨티나가 포함된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16강전부터 준결승까지는 3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른 끝에 승리했다. 16강전과 8강전은 연장전으로도 모자라 승부차기까지 갔다. 

또 크로아티아의 준결승이었던 잉글랜드전이 12일 오전 3시였던 반면, 프랑스의 벨기에와의 준결승은 정확히 하루 앞선 11일 오전 3시였다(한국시각 기준). 프랑스의 휴식 시간이 만 하루 더 긴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그러나 크로아티아의 이번 대회 ‘뒷심’은 엄청나다. 16강전부터 3경기 모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그러고도 이후에 만회해 모두 승리했다. 물론 ‘뒷심’이 좋다고 할 수도 있지만, 압도적이지 못한 경기를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16강전부터 한 차례도 연장전을 치르지 않고 완승한 프랑스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숫자를 바탕으로 한 이런 요소들은 어디까지나 예측에 영향을 줄 뿐, 실제 경기의 뚜껑이 열리면 어떨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카잔의 기적’으로 불리는 한국의 독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 완승이 이변의 정석을 보여준 바 있다. 결승전은 16일 오전 0시 전세계 축구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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