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 곡의 정서는 음울하다. 흑인 영가에 뿌리를 두고 있기에 고된 노예 생활과 고향을 떠나온 슬픔이 배어 있다. 그 블루지한 분위기와 묘하게 어울리는 정서가 시니컬함이 아닐까 싶다. 음울함과 냉소, 스펙트럼의 끝과 끝. 블루스 음악이 유독 흑백영화나 어둡고 푸른 조명을 지닌 바에 어울리는 이유가 아닐까.

 

오늘은 시니컬한 기운이 물씬 풍기는 유럽 블루스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베네룩스 3국 중 하나인 네덜란드 블루스 신의 뮤지션 오스카 벤튼(Oscar Benton)의 'Bensonhurst Blues'다. 벤슨허스트(Bensonhurst)는 뉴욕 브루클린의 한 동네를 뜻한다.

발표 당시에는 호응이 없다가, 프랑스 영화배우 알랭 들롱이 이곡의 팬이 된 후 자신의 형사 이야기 영화에 OST로 사용하면서 이탈리아, 불가리아, 모로코를 넘어 유럽 최고 인기곡이 됐다. 알랭 들롱은 이곡을 듣자마자 "미쳐 버리고 싶구나"라며 감탄했다고 한다.

1973년 당시 공연 영상과 세월이 훌쩍 지나 다시 부른 2011년 공연 영상을 비교하며 감상해 보자. 여전히 힘이 넘치며, 가사 내용은 시니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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