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같은 열정의 배우 윤석화(60)가 데뷔 40주년 기념 공연으로 연극 ‘마스터 클래스’를 선택했다. 미국 희곡작가 테렌스 맥널리의 이 작품은 전설적인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1923~77)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칼라스가 목소리가 나빠져 무대에서 은퇴한 뒤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마련한 마스터 클래스 현장을 담았다. 윤석화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 4가지.

 

 

 

하나. 1997년 말 은퇴를 생각했다. 뮤지컬 ‘명성황후’와 연극 ‘리어왕’ 중도 하차 충격 때문이었다. 하지만 98년 연극 '마스터 클래스'가 배우 인생을 구원했다. 윤석화는 마리아 칼라스를 연기해 이해랑연극상을 차지했다. 21일 제작발표회에서 “왜 그녀가 목소리를 일찍 잃어버릴 정도로 치열하게 작업했을까에 대한 답이 이 작품이었고 위로를 받았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당신처럼 이 길을 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알렸다.

 

둘. 윤석화는 초연 이후 이 작품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40주년 대표 작품을 고민하면서 이제 할 수 있는 작품으로 다가왔다. “왜 연극을 40년 동안 했는가, 예술이 우리에게 무엇인지 마리아 칼라스와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다시 자각하게 됐다. 이제 40년에서 새로운 신세계로 가면서 더 큰 희망과 위로를 받고 싶었다”고 전했다.

 

 

 

셋. 절친한 연극계 대모 박정자가 40주년 공연 때 혼자서 애쓰는 걸 보면서 왜 그래야 하는지, 안 하면 그만이지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똑 같은 입장이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 무엇을 드릴 수 있나, 방점을 찍지 않으면 다시 나아갈 힘이 안 생길 것 같았다. 외로우나 쓸쓸하나 환경이 어떠하나 내 길을 가는 것이 답”이란 생각에 스스로 40주년 기념공연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 지난해 연극 연출가 임영웅의 60주년 헌정공연 '먼 그대' 연출 및 주연을 맡았다. 이번엔 임 연출이 ‘마스터 클래스’의 연출을 맡아 힘을 싣는다. “선생님이 연출을 해줘서 천군만마를 얻었다. 연출을 부탁해 야단맞을 줄 알았는데 ‘윤석화가 하는데 내가 해야지’라며 흔쾌히 수락하셨다”라고 감격해 했다.

 

‘마스터 클라스’에는 지휘자 구자범(전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단장)이 음악감독과 반주자 역으로 출연한다. 이상규(테너 토니), 배해선(소프라노 소피), 이유라(소프라노 샤론)가 함께한다. 3월10~20일 LG아트센터. 문의: 02)3673-2106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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