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의 초동 대응과 구조활동이 미흡해 피해가 커졌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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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이상현 부장판사)는 19일 전명선 4·16 세월호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등 유족들이 국가와 청해진 해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희생자 1명당 위자료 2억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판결에 따르면 희생자의 친부모는 각 4000만원씩, 형제 및 자매와 조부모는 각 500만원~2000만원의 위자료를 받게 된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4년 3개월, 소송이 제기된 지 2년 10개월 만에 국가 배상 책임이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청해진해운과 국가의 과실로 이번 사건이 발생한 만큼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다"며 "과적과 고박불량 상태로 세월호를 출항시켰고, 세월호 선원들은 승객들에게 선내 대기를 지시한 뒤 자신들만 먼저 퇴선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어 "목포해경 123정 김경일 정장은 승객 퇴선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희생자들은 구체적인 상황을 알지 못한 채 선내에서 구조 세력을 기다리다 사망에 이르렀다. 세월호가 전도되기 시작한 때부터 완전히 전복될 때까지 훨씬 긴 시간 공포감에 시달리며 극심한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세월호 참사로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현재까지도 외상후 스트레스라는 지속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약 4년 이상 경과한 현재까지도 침몰 원인에 대한 책임소재, 배상과 관련한 분쟁이 계속되는 점, 세월호 사고가 사회에 미친 영향이 중대하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필요가 크다는 점 등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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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다만 다른 희생자 유족들이 받은 국가 배상금과의 형평성, 국민 성금이 지급된 점 등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세월호 희생자 118명(단원고생 116명·일반인 2명)의 유족 355명은 2015년 9월 "국가가 세월호 안전점검 등 관리를 소홀히 해 사고 원인을 제공했고, 참사 발생 후 초동 대응과 현장 구조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며, 청해진해운을 상대로도 "세월호 선체의 무리한 증·개축, 세월호 운항 과실과 초동 대응 미조치 탓으로 피해가 커졌다"고 책임을 물었다.

소송에 나선 유족들은 법으로 국가의 책임을 따지겠다며 국가 배상금을 거부해 온 바 있다.

앞서 국가는 '4·16 세월호참사 배상 및 보상심의위원회'를 통해 단원고 희생자에 대해서는 1인당 평균 4억2천만원 안팎의 인적 배상금과 5천만원의 국비 위로지원금을 지급했다. 일반인 희생자는 연령·직업 등에 따라 배상금과 위로지원금이 달리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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