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2018년 한국 영화 흥행 1위에 오른 ‘독전’(감독 이해영)의 확장판 ‘독전: 익스텐디드 컷’이 지난 18일 개봉했다.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8일 개봉한 '독전:익스텐디드 컷'은 첫날 1만999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5위에 올랐다. 오리지널 버전에서 8분 가량 추가됐을 뿐이지만 ‘독전’의 의문스런 결말을 해소하고픈 팬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하지만 직접 ‘독전: 인스텐디드 컷’을 관람한 이들은 “쓸데없는 장면만 추가된 느낌” “반전이 더 자세히 나오길 바랐는데” “원작 본 사람은 안 봐도 된다”는 다소 실망스러운 반응을 잇고 있다. 그 이유는 무얼까.

‘독전: 익스텐디드 컷’에서 추가된 장면은 크게 세 군데다. 극 초반부 ‘이선생’의 위협을 피해 경찰서로 도망쳐 온 오연옥(김성령)이 마약 네트워크의 중심인물이었던 재벌 이학승을 설명하는 장면, 락(류준열)이 브라이언(차승원)의 은밀한 공간에 들어가 그와 마약에 대해 대화하는 장면, 그리고 의문스러웠던 엔딩에서 총소리의 주인공이 밝혀지는 장면이다.

짧다면 짧은 8분의 내용이 추가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관객들이 기대했던 건 다양한 해석이 난무한 엔딩에 관한 특별한 힌트가 얼마나 나올지였다. 그러나 추가 장면은 엔딩에서 총성의 비밀이 밝혀지는 것을 제외하곤 그 기대에 가닿지 못한다. 사실 그 비밀도 그리 충격적이진 않다. 그렇기에 다수의 관객들은 심지어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었던 배우들에 대한 예우가 아니냐”는 반응도 보내고 있다. 과잉해석이지만 어쨌든 실망스러운 확장판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실제로 확장 버전은 이 같은 비판을 반박할 수 없을 만큼 큰 고민 없는 시퀀스만 추가했다. 김성령 배우가 맡은 오연옥 역은 ‘독전’에서 포스터에 얼굴을 내비친 것에 비해 특별출연 급의 등장으로 큰 무게감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짧은 추가분에서 그의 연기를 더 돋보이게 해주는 장면이 삽입됐다. 엄밀히 영화 스토리에 그리 큰 영향을 주는 장면이 아니다. 삽입이 되든 안되든 영양가가 없다는 뜻이다.

브라이언의 추가 신도 마찬가지다. 과거 홍보과정에서 ‘특별출연’임을 강조한 배우 차승원은 그의 말처럼 영화 내내 이유가 없어 보이는 듯한 악을 연기하며 작품에 잘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확장판에서는 그가 왜 마약에 집착하게 됐는지가 설명돼 그나마 브라이언 캐릭터를 수식해준다. 물론 이 신 역시 개개의 캐릭터를 봤을 때는 긍정적이지만 영화의 스토리와 반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소모적인 신에 불과하다.

관객들의 궁금증을 끌었던 ‘총소리’ 엔딩 역시 상세한 상황 설명이 아닌 총소리의 주인공만 밝혀내는 것에 그쳐 아쉬움을 남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장면이라 세세히 말할 순 없지만, 어쨌든 관객의 의문을 해소하기보단 영화 내 메인 타이틀롤을 맡았던 조진웅-류준열, 두 배우의 능력치를 더욱 부각시키려는 의도로만 해석하는 관객들도 적지 않다. 처음부터 다양한 버전의 결말로 찍어뒀다고 알려진 ‘독전’이기에 ‘과연 이 결말이 최선인지’ 평면적이고 뻔한 결말이 허무함을 전한다.

 

이에 애초에 ‘독전: 익스텐디드 컷’ 개봉 소식에 환호를 보냈던 관객들은 부실한 추가내용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는 과거 본작의 결말보다 더 현실적이고 충격적이다라는 평을 받았던 ‘내부자들-디 오리지널’, 전혀 다른 결말로 놀라움을 선사했던 ‘살인자의 기억법’의 감독판 재개봉과 비교가 돼 ‘큰 고민 없이 흥행만을 위한 작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미 검증된 영화에 살을 붙여 다시금 개봉하는 확장판은 앞서 많은 작품을 통해 관객들의 환호를 받아왔다. ‘독전: 익스텐디드 컷’도 같은 이유로 기대를 모았다. ‘총소리의 비밀이 밝혀진다’는 개봉 당시부터 관객들의 다양한 해석을 낳았던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내세운 채 드러난 결과물이 이 호기심을 저격하는 카피만큼의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냉정히 단순히 앞선 작품의 흥행에 기대 등장한 소모품에 불과하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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