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일본 감성 영화 대표주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람이 한국까지 불어온다. 그의 데뷔작 ‘환상의 빛’부터 신작 ‘태풍이 지나가고’까지 줄줄이 개봉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미 그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와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등 특유의 서정적 영상을 과시하며 국내 흥행에도 성공하며 한국 관객이 사랑하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환상의 빛

지난해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인기를 잇는 2016년 고레에다 열풍의 시작점은 데뷔작 ‘환상의 빛’이다. 지난 7일 국내 최초 개봉한 ‘환상의 빛’은 1995년 제작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갑작스럽게 생을 떠난 남편 이쿠오(아사노 타다노부)의 그림자를 지고 살아가는 유미코(에스미 마키코)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가족, 상실, 그리고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로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그간 몇 차례의 특별전에서만 상영되며 ‘전설’처럼 전해지던 이 작품의 개봉 소식에 시네필의 가슴은 콩닥콩닥 뛰고 있다. 러닝타임 1시간49분. 15세 관람가.

 

태풍이 지나가고

‘태풍이 지나가고’는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한 채 유명 작가를 꿈꾸는 사설탐정 료타(아베 히로시)가 태풍이 휘몰아친 밤, 헤어졌던 가족과 함께 예기치 못한 하룻밤을 보내며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6번째 칸국제영화제 진출작으로 이번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 영화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사단이 총출동한 작품으로 기대를 높인다. 먼저 아베 히로시와 키키 키린은 또 한 번 호흡을 맞췄다. 이미 ‘걸어도 걸어도’에서 모자 관계로 나왔던 둘의 환상 호흡이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등을 함께해온 야마자키 유타카 촬영감독이 합류해 영상미의 완성도를 높였다. 러닝타임 1시간57분. 12세 관람가. 28일 개봉.

 

걸어도 걸어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후회를 계기로 만들게 되었다는 ‘걸어도 걸어도’는 15년 전 죽은 장남의 제삿날에 모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다뤘다. 남겨진 이들의 삶을 ‘걷기’로 은유하고, 감독 특유의 아름다운 영상 연출로 끈적한 여름에 색다른 의미를 하나 더 추가한다.

이 영화는 2008년 당시 토론토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산세바스티안영화제, 런던영화제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주요 상을 휩쓴 전력이 있다. 아직까지 아름다운 작품으로 영화팬들 입에 오르내리며 명실공히 고레에다 감독 최고의 영화로 알려져 있다. 러닝타임 1시간54분. 전체 관람가. 8월4일 재개봉.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