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충격의 공포 스릴러 장르 영화들이 대거 극장을 찾아오고 있다. 블록버스터 무비 같은 호쾌함은 없지만, 스토리 음악 캐릭터 비주얼 등등 다양한 요소들이 차곡차곡 쌓여 관객들의 소름을 유발한다.

 

‣ 킬링 디어

지난해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시네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킬링 디어’(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꾸준한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영화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대가로 한 가족이 파국에 이끌리는 충격 드라마다. 미스터리한 소년 마틴(배리 케오건)의 등장으로 성공한 외과의사 스티븐(콜린 파렐)과 그의 아내 애나(니콜 키드먼)의 이상적인 삶이 완벽하게 무너지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송곳니’ ‘알프스’ ‘더 랍스터’ 등에서 장르는 다르지만, 담담하면서도 뜨거운 연출력을 선보였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첫 스릴러 도전이지만 특유의 상상력이 이번에도 유효하다. 미스터리한 캐릭터들이 벌이는 매혹적인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비밀과 실체가 밝혀짐에 따라 심장을 서서히 조여오는 쫄깃한 공포를 선사한다. 여기에 할리우드 대표 배우 콜린 파렐과 니콜 키드먼이 ‘매혹당한 사람들’(2017)에 이어 또 한 번 시너지를 발휘했다.

 

‣ 속닥속닥

‘속닥속닥’(감독 최상훈)은 ‘여고괴담’ ‘고사: 피의 중간고사’ 등 신인들의 등용문으로 불렸던 한국 학원 공포 장르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수능을 끝낸 6명의 고등학생들이 여행을 떠나던 중 섬뜩한 소문의 놀이공원에 들어서고, 귀신의 집에 발을 디디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죽음의 속삭임과 함께 친구들이 사라지고 멈출 수 없는 극한 공포가 이들을 덮치기 시작한다.

학원 공포장르는 ‘무한 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의 불안과 보이지 않는 미래의 공포를 찌르며 영화 팬들의 공감을 얻어왔다. ‘속닥속닥’은 6명의 고등학생을 각각 다른 고민을 이고진 캐릭터로 꾸며 보편적인 공감을 요구한다. 즐거운 웃음이 넘쳐야 할 놀이공원이 공포의 비명과 죽음의 속삭임으로 채워진다는 설정은 이 공포의 심도를 더 깊게 만든다. 소주연 김민규 김태민 김영 등 신인들의 활약도 지켜볼 만하다.

 

‣ 그루지: 죽은 자의 저주

‘그루지: 죽은 자의 저주’(감독 돈 호에)는 여름이면 빠질 수 없는 정통 호러를 표방하는 작품이다. 빌린 저택에서 생일 파티를 하는 중, 준은 홀린 듯 아기 울음소리에 이끌려 간 다락방에서 정체불명의 것들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준은 집에 얽힌 소문과 같이 끔찍한 저주가 시작됨을 직감, 열쇠를 찾아 탈출하려 시도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일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주온’ ‘검은 물 밑에서’ ‘컨저링’ ‘인시디어스’ 등 호러 팬들이 선호하는 장르인 하우스 호러물로 집이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피할 수 없는 저주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 소름끼치는 사운드와 시선을 압도하는 저주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져 극한 공포의 시작을 예고한다. 여름 더위를 한 방에 날려주는 신뢰 가득한 장르이기에 많은 관객들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8월9일 개봉.

 

‣ 목격자

‘목격자’(감독 조규장)는 ‘숨바꼭질’ ‘장산범’ 등 히트 영화들의 뒤를 잇는 도시 괴담을 소재로 한다. 모두가 잠든 새벽, 비명소리를 듣고 베란다에 나간 상훈(이성민)이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신고를 하려던 순간,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자신의 아파트 층수를 세는 범인 태호(곽시양)와 눈이 마주치게 되면서 압도적인 공포가 펼쳐진다.

‘목격자’는 그 스토리의 압박 이상으로 배우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늘 깊이 있는 눈빛과 표정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해온 이성민은 딜레마에 빠진 목격자 상훈 역을 맡아 폭발하는 감정연기는 물론,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장의 모습까지 또 한 번의 인색캐릭터 갱신을 예고했다. 또 악역에 도전하는 곽시양은 무려 13kg을 증량하며 “연쇄 살인마 정남규를 참고했다”고 밝혀 기대를 더한다. '추격자'의 하정우를 잇는 새로운 스릴러 악역이 탄생을 예고한다. 8월15일 개봉.

 

‣ 호스틸

‘호스틸’(감독 메튜 터리)은 여름철 안락한 공간에 머물러 있는 대중을 저격하는 폐쇄된 공간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다. 더 이상 인간이 살아갈 수 없게 되어버린 세상, 최악의 교통사고를 당한 줄리엣(브리터니 애쉬워스)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곳, 전복된 차안에 홀로 갇히게 되면서 맞닥뜨린 ‘그들’의 공격을 그려낸다.

‘호스틸’은 앞서 많은 영화제에서 선공개되며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가 갖추어야 할 참신하고 밀도 있는 스토리,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극강의 공포와 스릴 요소는 물론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력까지 모두 갖춘 작품으로 극찬 받은 바 있다. 제 15회 뉴욕호러필름페스티벌에서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베스트SF상, 음향상, 특수효과상까지 총 5관왕에 빛나는 영예를 안았다. 8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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