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참사 이후 처음으로 함께 모여 기자회견을 한데 이어 배우 故 이지한씨의 어머니 조미은씨가 이날 저녁 KBS뉴스에 출연해 심경을 밝혔다.

조미은씨는 고1때부터 아이돌을 한다고 했던 아들이 유명을 달리하기 직전까지 드라마 촬영 중이었고, 12월에 방송 예정이었는데 그게 첫 번째이자 마지막 방송이 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언론에 나설 결심을 한 계기에 대해 "어렵게 유가족들을 연락해서 만나보니 제가 슬픈 건 슬픈 것도 아니었다. 다른 분들 슬픔이 제 슬픔보다 훨씬 더 깊었다. 내가 그러면 그 분들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지한이는 이름이라도 좀 알고 있으니까 나라도 나서서 그 분들의 지팡이가 되어서 이 참사를 알려야 되겠다, 도움을 줄 수 있는 한 뭐든지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정부가 내놓은 사과에 대한 질문에 "조계사에서 대통령이 한 말이 사과였나? 내가 사과를 들었었나? 우리 유가족들이 사과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나? 아무리 더듬어 생각해봐도 사과를 받은 적은 없는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29일이 참사일이라면 적어도 30일, 31일에는 '못 살펴서 미안하다, 돌봐주지 못해서 죄송하다, 얼마나 심려가 싶으시냐, 헤아릴 수 없다'라는 유가족들에 대한 사과가 발빠르게 있어야 한다 생각한다. 조계종에서 이뤄진 사과는 저희에게 와닿지 않았다. 방송용 사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자식을 하루 아침에 잃은 가운데 무엇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는지에 대한 앵커의 질문에 "악성 댓글이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왜 놀려갔냐, 부모는 왜 잡지 못했냐...' 저는 그렇게 말하고 싶다. 이태원에 그러면 놀러가지 공부하러 가나? 왜 잡지 못했냐고? 왜 다 큰 성인을 잡아야 하나? 얼마든지 갈 수 있다"고 일축했다.

국가배상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 유가족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질문에 "국가배상, 얼마면 될까? 뇌물 주는 건가? 이거 줄테니 위안 삼아서 그만 진상규명 외치고 가만히 있으라는 뇌물인가? 생각해본 적도 없고, 10조를 받아도 그것이 국가배상에 합당한 금액인가 생각할 정도다"고 분노했다.

사진=KBS뉴스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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