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비군에 들어갈지 고민할 정도로 쇼트트랙을 오래해온 김욱은 수직적인 체계에 지쳐 스스로 이를 포기했다. 그리고 선택한 것이 바로 안양예고 연극영화과. 마치 ‘친구따라 강남가는’ 케이스처럼 친구의 형이 예고에 다니고 있었고 재미삼아 본 입학시험에 합격했다.
“사실 2지망으로 무용과도 넣었어요. 몸으로 표현하는 걸 하고 싶었거든요. 운동도 좋아해요. 승마도 잘 해요. 어떻게 연기를 하겠다 작심을 한 건 아니였는데 하다보니까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힘든만큼 보는 사람들은 힘을 얻는 일이잖아요”
평생 운동하던 아들이 고등학교 진학때 전공을 바꾼다는 말을 듣고도 부모님은 크게 반대를 하지 않았다. 두 분 모두 미술을 하는 덕에 넉넉하게 그 마음을 인정 받았다. 그러나 부모님께 의지하지는 않았다. 군제대 이후로 쭉 독립해 생활해왔고 그간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등 스스로의 삶을 꾸려왔다.
올해는 이런 노력의 결실을 맺는 해인 듯 했다. 드라마 ‘베드파파’에서 김재경의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게 됐고, 영화 ‘안시성’ 개봉도 앞두고 있다. ‘안시성’에서는 크지 않지만 조연 ‘눌함’으로 타이틀롤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마침 영화가 추석에 개봉하는 터라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 꾸준히 그를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졌다.
차기작인 MBC ‘베드파파’에서 김욱은 형사 이현수 역을 맡았다.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하자 “보통 형사라고 하면 추리한 잠바 차림을 떠올리시지만, 이현수는 엘리트적인 느낌의 형사에요. 잘 차려입고 다니고, 자신감 넘치는 캐릭터에요. 드라마는 조금 톤다운된 느낌인데 감독님이 ‘네가 나오면 확 밝아져야 한다’고 당부하셨어요”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라지만 관심을 받다보면 자연스레 배우 입장에서 조바심이 날 만도 했지만 김욱은 차분하게 때를 기다렸다. “시청자들한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드라마가 지금은 더 주력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주어진 작품들을 해나가보면 과정 안에서 좋은 경험을 하지 않을까요”라며 조심스레 청사진을 그려봤다.
인터뷰 내내 김욱에게서는 선한 인상이 느껴졌다. 반면 지금까지 연기해온 캐릭터들이 그렇게 마냥 온순하지만은 않았다. 특히 ‘이번 생은 처음이라’의 계용석이 그랬다. 김욱은 “감독님들은 속에 뭐하나 꼬여있는 걸 찾아내시는 거 같아요.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도 감독님이 계속 웃으라고 하시는데 알고보니 그 미소 속에 상황들은 점점 꼬이는 거더라고요”라고 털어놨다.
“장르에 대한 고민이 드는 경우는 당연히 있어요. 드라마에서 악역과 영화에서의 악연은 보시는 분들이 온도차를 느끼시는 거 같아요. 드라마는 대개 사람들 삶과 밀접하니까 악역을 연기하면 진짜 ‘나쁜 사람’으로 인식을 하시는데, 영화에서 악역을 하면 ‘저 배우 연기 잘하는구나’하고 스펙트럼을 넓게 봐주시는 느낌이에요.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계용석이 악역이라 욕을 많이 먹었어요. 그때는 관심 자체가 처음이어서 재미있었어요”
아직은 시청자들의 이런 반응조차 재미있게 다가오는 김욱에게 배우로서의 최종목표란 무엇일까. 그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요.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가치, 인생의 목표라면 ‘김욱씨가 하는 작품을 보고 살고 싶어졌어요’라는 말을 듣는 거 같아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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