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극본 조성희 연출 조수원)의 캐릭터 플레이가 주목 받고 있다.

 

 

신혜선-양세종-안효섭-예지원 등 주연들은 물론, 심지어 멍멍이 덕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등장캐릭터들이 ‘인생연기’를 펼치며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서른이지만’은 방송 첫 주 만에 지상파 주중 드라마 시청률 1위에 등극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4회 기준 전국 시청률은 8.2%, 수도권 시청률은 9.4%였다. 2049 시청률 역시 4.4%(닐슨코리아 집계)로 1위를 기록해 화제성을 입증했다.

왕좌에 오른 비결로는 13년간 혼수상태에 빠져 서른이 됐지만 열일곱 정신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여자와 트라우마로 인해 13년간 세상과 자신을 차단한 남자라는 흥미로운 소재, 계절에 딱 맞는 청량한 연출,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스터리 요소 등이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를 살려내는 배우들의 호연이 두드러진다. 첫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견공까지 연기하는 드라마”라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주연 신혜선(우서리 역)-양세종(공우진 역)-안효섭(유찬 역)-예지원(제니퍼 역)은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고 평가 받을 정도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신혜선은 열일곱에 코마에 빠져 서른이 돼 깨어난 우서리 캐릭터를 코믹하면서도 짠하게, 사랑스럽게 소화해내며 차세대 ‘로코퀸’ 반열에 올라섰다. 자연스러운 연기와 적절한 톤의 코믹연기, 속사포 대사처리 등에서 기대 이상이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하는 양세종은 안정적인 연기력이 돋보인다. 13년 전 짝사랑하던 우서리 교통사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차단남’ 무대디자이너 공우진의 기벽과 시크함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동시에 때때로 내비치는 따뜻한 심성과 엉뚱한 유머감각을 감칠맛 나게 표현해내고 있다.

‘재발견’ 소리를 듣는 안효섭이 연기 하는 유찬은 고교 조정부의 에이스이자 19살 ‘따고딩(따뜻한 고등학생)’으로 남모를 상처를 지닌 외삼촌 우진과 길 잃은 강아지 처지인 서리의 보호자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안효섭은 유찬의 순수하고 다정한 매력을 천진난만하고 건강한 미소에 담아내며 누나 팬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미스터리한 가사 도우미 제니퍼 역 예지원은 범상치 않은 비주얼과 지식검색을 능가하는 해박한 지식, AI 로봇과 같은 무표정과 말투로 ‘신스틸 여제’ 위엄을 과시하고 있다. “저스트 콜 미 제니퍼”란 대사는 일약 명대사로 떠올랐다.

이처럼 모든 캐릭터가 주목받는 비결은 조성희 작가의 캐릭터 활용법에서 찾을 수 있다. 조 작가는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 ‘하이킥 시리즈’ 등을 통해 개성 있는 캐릭터를 구축하는 내공을 쌓았다. 본격적인 드라마 집필 후에는 ‘고교처세왕’의 서인국, ‘그녀는 예뻤다’의 황정음, 박서준, 최시원 등을 대세로 만들며 캐릭터 플레이에 있어서 탁월한 재능을 뽐냈다.

무엇보다 작가가 그려내는 등장인물들은 기본적으로 선하고 건강한 매력을 지녔다. 이는 시청자들이 불필요한 감정 소모 없이 드라마를 즐길 수 있는 호감 포인트가 되고 있다. 여기에 물 만난 고기처럼 캐릭터 플레이를 펼치는 배우들의 유쾌한 시너지가 빛나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서른이지만 열일곱 같은 애틋하면서도 코믹한 이야기는 오는 30일 5~6회로 시청자와 만난다.

사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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