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사이에 ‘홈캉스’의 베스트 파트너로 떠오른 넷플릭스의 한 가지 장점은 너무 콘텐츠가 많아 고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미국의 원조 넷플릭스보다는 작품이 적은 편인데도 처음 입장해 보면 뭘 봐야 귀한 시간을 아깝지 않게 보낼지 고민된다. 그럴 때 많은 사람들이 택하는 것이 ‘스핀오프(spin off)물’이다. 

스핀오프란 검증된 작품의 세계관을 그대로 빌려오되, 원래와는 다른 스토리를 펼치는 ‘자매품’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원작을 좋아한다면 ‘믿고 보는’ 팬 전용 콘텐츠로 꼽힌다.

원작보다 앞선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이나 원작의 캐릭터와 내용을 비튼 패러디물은 정확한 의미에서 스핀오프는 아니지만 비슷한 성격을 가진다. ‘덕질’을 하기에 최적인 이러한 작품 5가지를 꼽아본다. 

★에이전트 오브 쉴드 

코믹스에서 시작해 수많은 작품으로 파생된 마블의 거대한 세계관을 집약한 첫 영화는 누가 뭐래도 ‘어벤져스’였다. 다른 마블 영화는 안 봤어도 ‘어벤져스’ 시리즈만은 봤다는 사람들도 있다. ‘어벤져스’ 1편만 봤어도 쉽게 볼 수 있는 스핀오프 드라마가 ‘에이전트 오브 쉴드’이다.

‘어벤져스’에서 총에 맞아 죽은 것처럼 나왔지만 사실 살아있던 쉴드 요원 필 콜슨이 주인공으로, 영화 ‘어벤져스’에서 다뤄지지 않은 쉴드 요원들의 뒷얘기와 새로운 적과의 싸움을 다룬다. 마블의 스핀오프는 이 작품 외에도 ‘루크 케이지’, ‘제시카 존스’, ‘퍼니셔’ 등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것만 해도 여럿이다.  

★베이츠 모텔 

‘베이츠 모텔’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걸작 스릴러 영화 ‘사이코’의 프리퀄 작품이다. ‘사이코’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노먼 베이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주인공 찰리 역할을 맡았으며 ‘네버랜드를 찾아서’, ‘아더와 미니모이’, ‘스파이더위크가의 비밀’ 등 어린이 영화에서 활약한 바 있는 프레디 하이모어가 섬뜩한 타이틀 롤인 노먼 베이츠 역을 맡았다. 또다른 이야기의 핵심인 그의 어머니는 한국에서도 히트한 호러물 ‘컨저링’의 여주인공이었던 베라 파미가가 맡아 ‘호러퀸’ 다운 열연을 펼친다. 

★고담

배트맨 시리즈의 팬이라면 챙겨볼 만한 것이 스핀오프이자 프리퀄이라고 할 수 있는 ‘고담’이다. 주인공은 배트맨의 조력자인 고든 경감이다. 고든 경감이 브루스 웨인(배트맨)의 부모를 살해한 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범죄와 부패를 막기 위해 활약하는 고담 시의 젊은 형사이던 과거 이야기를 그린다.

고든 경감의 신참 형사 시절을 보는 재미와 함께, 다른 등장인물들의 과거사 역시 펼쳐지고 스마트폰이나 첨단 수사기법이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시대상 또한 흥미롭게 다뤄진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희망 없는 도시 ‘고담’답게 매우 어둡다. 

★슈퍼걸

배트맨 말고 슈퍼맨의 스핀오프, 당연히 존재한다. 슈퍼맨의 어렸을 때 이야기를 다룬 미드 ‘스몰빌’이 있었고, 지금은 슈퍼맨의 사촌인 괴력 소녀가 주인공인 ‘슈퍼걸’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슈퍼걸’의 주인공은 슈퍼맨이 갓난아기일 때 13살이었던 ‘사촌누나’ 카라로, 다른 캡슐 우주선에 태워져 지구에 오던 중 시간차가 생겨 슈퍼맨이 20대가 되고 나서야 지구에 도착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슈퍼맨은 다 자랐고 본인만 10대 소녀인 상태다. 성인이 된 슈퍼걸은 슈퍼맨의 사촌답게 언론사에서 일하지만, 커피 심부름이나 하는 암울한 사회초년생의 삶을 산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스핀오프라기보다는 패러디물인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는 동명의 인기 패러디 소설을 영화화했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고전 소설이면서도 수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러한 원작의 인기에 기댄 패러디라고 할 수 있다.

‘오만과 편견’의 주인공들이 그대로 등장하지만, 전부 좀비를 때려잡는 무술의 고수들이다. 베넷 가문의 딸 다섯은 모두 좀비 헌터이며, 주인공 엘리자베스 베넷의 상대역인 피츠윌리엄 다시 역시 대단한 좀비 헌터로 그려진다. ‘인기 원작+좀비’의 콤보 때문인지 한국에서는 원작 소설의 번역판이 출간됐으며 영화 역시 개봉된 바 있다. 

사진=각 드라마/영화 공식 홈페이지,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