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세화항 실종 수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 밤 제주시 구좌읍 세화항 인근에서 실종된 여성이 엿새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실종 여성 최모씨(38세)는 남편, 그리고 아들딸과 가족 캠핑을 하던 중 사라졌다. 최씨 가족이 세화항을 찾은 건 지난 10일이었다.

가족은 이곳으로 이주를 할 생각으로 장기간 캠핑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 가족의 캠핑카는 세화항 방파제 끝 부분에 세워져 있었다. 어촌계에서는 캠핑할 수 없는 곳에 수일 머무는 최씨 가족에게 항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수도를 연결하지 않은 데다, 언제든 이동할 수 있는 상태여서 강제 조치할 방도가 없었다.

실종 당일 최씨는 가족과 함께 오후 7시 30분경 인근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부부는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셨다.

이어 캠핑카에서도 술자리는 이어졌다. 남편은 먼저 잠이 들었고, 최씨는 오후 11시 5분경 캠핑카가 위치해 있던 방파제 끝부분에서 500여m 떨어진 해안도로 편의점 CCTV에 모습이 담겼다.

최씨는 편의점에서 소주 1병과 김밥, 커피 등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이때 찍힌 CCTV 속 모습이 최씨의 마지막이 됐다.

해당 CCTV 영상에는 민소매 티셔츠와 반바지, 슬리퍼 차림의 최씨가 담겨 있다.

이튿날 오전 최씨가 사라진 것을 인지한 가족들은 그녀를 찾던 중 오후 3시 21분경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최씨의 휴대전화는 신고 당일 오후 4시 31분경 캠핑카로 가는 길에 있는 공중화장실 근처에서 발견됐다.

같은 날 오후 6시 30분경에는 최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 한쪽이 세화항 내항에서 나왔다.

이에 경찰과 해경, 소방, 해군은 연인원 300여명을 동원해 지난 30일까지 닷새째 수색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30일 정오경 최씨의 다른 한쪽 슬리퍼가 세화항 동쪽으로 4㎞가량 떨어진 구좌읍 하도리 해안에서 수색 중이던 경찰에게 발견됐다.

하지만 최씨의 행방에 대한 결정적 단서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편의점에서 구매한 물품 역시 흔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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