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40도'도 넘었다. 이 더위의 끝이 어딜지 무서울 지경이다. 에어컨을 틀어도 개운해지지 않는다면 뼛속까지 시린 추위 속으로 떠나 보자. 눈밭과 칼바람으로 화면을 가득 채우는 영화를 보면 자신도 모르게 서늘함을 느끼게 된다. 다음 영화들은 집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홈캉스족에게 특히 추천한다.

 

렛미인 (2008)

눈 내리던 밤, 외로운 소년 오스칼(셰레 헤데브란트)은 옆집에 이사 온 창백한 얼굴의 소녀 이엘리(리나 레안데르손)를 만난다. 신비로운 이엘리는 곧 소년의 가슴 속으로 들어온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하나밖에 없는 친구가 된다. 하지만 조용하던 마을에서 기이한 살인 사건이 계속되고, 오스칼은 이엘리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 '렛미인'은 외로운 두 소년 소녀의 로맨스를 서정적으로 그린다. 특히 눈에 파묻힌 스웨덴의 차가운 겨울 풍경이 두 사람의 첫사랑을 가슴 아프게 담아낸다.

 

투모로우 (2004)

기상학자인 잭 홀(데이스 퀘이드) 박사는 남극에서 빙하 코어를 탐사하던 중 지구에 이상변화가 일어날 것을 감지하고 국제 회의에서 이를 경고하지만 그의 주장은 비웃음만 당한다. 잭은 상사와의 논쟁으로 퀴즈대회 참가를 위해 뉴욕으로 가는 아들 샘(제이크 질렌할)을 데려다 주는 것을 잊어 버리고 만다. 얼마 후 곳곳에서 이상기후 증세가 나타나고 곧 빙하 시대에 버금가는 추위가 닥친다. 미국을 덮는 강렬한 추위를 사실감 넘치게 그렸다는 평을 받는 '투모로우'는 눈밭에 묻힌 자유의 여신상 장면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오리엔트 특급살인 (2017)

'오리엔트 특급살인'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세계적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너)는 사건 의뢰를 받고 이스탄불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초호화 열차인 오리엔트 특급열차에 탑승한다. 폭설로 열차가 멈춰선 밤, 승객 한 명이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기차 안에서 벌어진 밀실 살인,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진 13명의 용의자. 포와로는 현장에 남겨진 단서와 용의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미궁에 빠진 사건 속 진실을 찾기 위한 추리를 시작한다. 영화는 닫힌 공간에서 추위보다 더 날카로운 추리력의 에르큘 포와로의 모습으로 애거서 크리스티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헤이트풀8 (2015)

레드 락 타운으로 죄수를 이송하던 교수형 집행인은 설원 속에서 우연히 현상금 사냥꾼, 보안관과 합류한다. 거센 눈보라를 피해 산장으로 들어선 4명은 그곳에 먼저 와있던 또 다른 4명, 연합군 장교와 이방인, 리틀맨, 카우보이를 만난다. 이들은 큰 현상금이 걸린 죄수를 호시탐탐 노린다. 그런 가운데 참혹한 독살 사건이 일어나도 각자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진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위트와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으로 완성된 '헤이트풀8'은 겨울 산장 속 잔혹한 비극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2015)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긴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서부 개척시대 이전인 19세기 아메리카 대륙을 배경으로 한다. 사냥꾼인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아들 호크를 데리고 동료들과 함께 사냥하던 중 회색곰에게 습격 당해 사지가 찢긴다. 비정한 동료 존 피츠 제럴드(톰 하디)는 아직 살아 있는 휴를 죽이려 하고, 아들 호크가 이에 저항하자 호크 마저 죽인 채 숨이 붙어 있는 휴를 땅에 묻고 떠난다. 눈 앞에서 하나뿐인 아들의 죽음을 목격한 휴는 처절한 복수를 위해 부상 입은 몸으로 존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거대한 스케일로 그려지는 극한 상황과 대조되는 한 인간의 감정이 빛나는 수작이다.

 

캐롤 (2015)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케이트 블란쳇)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둘은 서로를 향한 사랑을 확신하게 된다. '캐롤'은 토드 헤인즈의 촘촘하고 섬세한 연출과 두 주연 배우의 애절한 감정 연기로 호평을 얻은 겨울철 멜로 영화다.

 

러브레터 (1995)

시간이 지나도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는 로맨스 명작 '러브레터'는 설원을 배경으로 새겨지는 애절한 고백 장면으로 유명하다. 와타나베 히로코(나카야마 미호)와 후지이 이츠키(나카야마 미호)는 편지를 통해 '후지이 이츠키'라는 한 남자를 추억한다.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이 일본 북부의 오타루의 모습 위로 그려진다. '러브레터'는 겨울의 아름다운 한 순간을 포착해 일본 영화지만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멜로 영화 중 하나로 불린다.

 

겨울왕국 (2013)

아렌델 왕국의 공주인 엘사와 안나는 서로가 서로에게 최고의 친구였다. 하지만 언니 엘사에게는 하나뿐인 동생에게조차 말 못할 비밀이 있다.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신비로운 힘이 바로 그것. 엘사는 통제할 수 없는 자신의 힘이 두려워 왕국을 떠나고, 왕국은 꽁꽁 얼어 붙는 위기에 빠진다. 안나는 저주를 풀고 언니를 찾기 위해 환상적인 여정을 떠난다. 이 애니메이션 영화는 엘사의 마법으로 탄생하는 겨울 풍경과 얼음 성의 모습 등으로 시각적으로 화려한 멋을 더한다. 'Let It Go' 등 OST도 명곡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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