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이클’을 넘어선 ‘업사이클’, 우리 말로는 ‘새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다. 버려지는 물건들로 새롭게 활용 가치가 충분한 물건을 만든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업사이클’된 제품은 팔리지 않으면 ‘두 번 버려지는’ 슬픈 숙명을 갖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필요 없는 물건을 업사이클링 제품이라 해서 억지로 살 수도 없다. 결국 소비자로서 해야 할 일은 업사이클에 대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갖되, 냉정하게 판단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다. 

최근 업사이클 분야에서는 ‘펫팸족’을 겨냥한 아이디어들이 제법 눈에 띈다. 사람에게는 효용이 다한 물건도 반려동물에게는 가치있게 쓰일 수 있다는 점을 노린 ‘펫코노미’ 업사이클링 사례들을 보고,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지 가늠해보자. 

 

★’못난이’ 식재료로 만드는 반려견 사료

 

사진=밸리스

업사이클의 재료로 유리, 플라스틱 등 인간이 쓰다 버린 생활 폐기물을 떠올리기 쉽지만, 식재료 역시 업사이클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려동물 사료와 영양제를 판매하는 밸리스는 이 점에 주목한 벤처기업이다.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내수생태계 교란어종인 ‘배스’를 활용한 반려동물 영양제와 사료가 대표적인 상품이며, 이밖에도 상품성이 떨어지는 못난이 과일, 영양이 풍부한데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소를 키우는 농가에서 대량 폐기되는 초유 등을 활용해 펫 푸드를 생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사용 휴대폰 장착 가능한 반려견 돌봄로봇 

 

사진=구루

주인이 집에 없을 때 반려견과 놀아주고 사료를 자동 급여하며, 주인과 영상 통화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반려견 돌봄로봇 ‘패디’는 사실 개발자의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다.

개발사인 구루 측은 소비 패턴의 영향으로 중고 스마트폰이 과도하게 남아도는 것에 착안해, 쓰지 않는 스마트폰을 로봇에 장착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이를 실현함으로써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비슷한 기능을 스마트폰 활용 없이 로봇으로만 구현하려면, 훨씬 높은 가격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폐가구로 만든 반려동물용 가구 ‘쓸모연구소’

 

사진=쓸모연구소

사람이 쓰다 버린 폐가구를 반려동물용 가구로 재탄생시키는 시도 역시 한 스타트업 디자인 회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업사이클링 반려동물 가구를 선보인 바 있는 ‘쓸모연구소’의 가구들이다.

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에 소속돼 있는 쓸모연구소는 서랍이나 작은 협탁 등을 활용해 반려동물이 들어가거나 놀 때 쓸 수 있는 가구를 만든다. 물론 업사이클 제품이 아닌 반려동물용 가구 역시 생산하고 있긴 하지만, 의미있는 시도로 보인다. 

 

★'펫코노미’ 업사이클링이 종종 시도되는 곳은?

‘펫코노미 업사이클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지만, 현실화되지 않는 경우가대부분이다. 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그렇듯 작은 아이디어에서 본격적인 상품화의 가능성이 생긴다. 이런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현장이 여러 업사이클 관련 센터에서 이벤트성으로 열리는 플리마켓이나 각종 강좌들이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새활용플라자, 대구의 한국업사이클센터의 업사이클 메이커 클래스 등에서는 업사이클 반려동물용품 만들기 강좌 및 관련 소식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뜨개질 뒤 남은 털실로 만드는 강아지 장난감이나, 주인이 입던 옷을 활용해 반려견에게 안도감을 선사하는 반려견용 의류 등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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