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처럼 넉넉하게 베풀며 살아가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동네, 충북 보은으로 동네한바퀴 203번째 여정을 떠나본다.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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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음식 거리에서 올갱이해장국집을 하는 설홍일(65세), 임헌태(64세) 부부도 호시절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다가, 20년 전 식당으로 업종을 바꿨다. 대표 메뉴는 자연산 올갱이해장국. 속리산 청정 계곡에서 주인장 부부가 직접 올갱이를 잡고 충청도식으로 된장을 풀어 끓인다. 

평안도 출신의 88세 동갑내기 부부 이진상 할아버지와 김옥순 할머니. 구순을 앞둔 지금도 부부는, 직접 콩 농사를 지어 메주를 쑤고 가마솥에 직접 두부를 만든다. 김옥순 할머니와 이진상 할아버지가 함께 만드는 손두부를 맛보고, 여전히 금슬 좋은 노부부의 따뜻한 겨울날 하루를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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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산 자락 장안면의 한 마을 이장 이동우 씨(61세)는 무료 논 썰매장을 만들었다. 코로나 시국에 동네 아이들이 마땅히 놀 곳이 없자, 3년 전부터 수확이 끝난 논에 물을 채운 뒤 얼려 무료 썰매장을 만들었다. 

구병리의 맑은 물과 속리산의 정기를 머금은 푸른 소나무로 만드는 전통주가 있다. 바로 송로주(松露酒). 송로주는 멥쌀과 누룩, 소나무 '복령'과 '관솔'을 날밤처럼 깎아 술을 맑게 빚어 청주를 만들고 소주를 내려 완성하는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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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보은과 제법 인연이 있다는 동네아들 만기 씨. 해마다 열리는 보은장사씨름대회에 KBS 해설위원으로 참여해, 단골로 가던 읍내 북어찌개 백반집이 있다는데, 몇 년 만에 방문한 보은에서 추억의 단골 맛집을 찾아가 본다.

오래전, 인근 직장인들이 회식 후 다음 날 아침 해장음식을 원해, 1대 사장님이 처음 북어찌개를 만들게 됐단다. 2대 사장인 며느리 유경언(52세)씨는 의류학을 전공했지만, 10년 전 시어머니가 갑작스레 돌아가신 뒤 시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되살려 40년 단골들도 인정하는 북어찌개 백반 한 상을 차려낸다. 추억의 보은 단골 식당에서 구수한 북어찌개 백반으로 든든하게 한 끼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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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바깥에 위치한 ‘산외면’으로 향한다. 목수 출신인 올해 96세의 서재원 어르신은 8년 전부터 튼튼한 장수 지팡이를 만들어 노인들에게 나눠주는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2015년부터 청력이 급격히 나빠져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젊은 시절 목수 경험을 살려 거동이 불편해진 친구들을 위해 지팡이를 만들기 시작하셨다. 

그동안 만들어 기부한 지팡이가 무려 8,000여 개. 보은군 내 노인들은 서재원 할아버지의 지팡이를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을 정도라 이제 충북 다른 시군으로 할아버지의 지팡이를 보내고 있다.

한편 KBS 1TV ‘동네한바퀴'는 14일 오후 오후 7시 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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