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돈이 많은가’라는 말은 듣기 좋았습니다.”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동상이몽)’에 6일 출연한 ‘한고은 남편’이자 쇼핑몰 MD로 일하는 직장인 신영수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방송에 자신의 평범한 모습이 공개되고 나서 나온 반응을 재치 있게 웃어 넘긴 겁니다. 실제로 돈이 많건, 아니건 이런 여유는 참 보기 좋습니다. 

 

사진=SBS '동상이몽2' 방송화면

 

‘동상이몽’을 통해 한고은과 남편 신영수 씨의 결혼생활 관찰 카메라가 공개되고 나서, 이들의 일상이 화제입니다.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화려한 연예인이지만, 한고은은 남편과 함께할 때 드라마에 나오는 ‘사모님’처럼 살고 있지 않았습니다. 아침 일찍 나가는 직장인 남편에게 달걀 프라이와 된장찌개를 꺼내주고, 주말이면 맛집을 찾아다니며 식도락을 즐겼습니다. 

특히 눈길을 끈 부분은 남편 신영수 씨의 한고은을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4살 연하인 그는 시종일관 아내에게 존대말을 썼고, TV를 양쪽에 틀어 놓고 있는 아내를 보고도 “둘 다 켜 놓으니 참 좋은 것 같아요”라고 공손히 말하는 ‘순한 남자’였습니다. 인터뷰에서는 “아내는 성격이 불 같지만, 잘 적응돼 있다”고 눈치를 보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돈이 많은지 적은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한고은이 저 남자와 결혼했구나’라고 납득했습니다. 

 

사진=SBS '동상이몽2' 방송화면

 

물론 방송이니 완벽히 실제를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고은-신영수 부부의 일상은 최근 변해가는 결혼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면이 있었습니다. 과거에, 그리고 지금까지도 어느 정도는 ‘신분 상승을 위한 사다리’로 생각되던 결혼은 함께 소소한 기쁨을 나누는 ‘소확행’의 개념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 상대를 선택하는 기준도 조금씩 바뀌어가는 모습입니다. 

몇 십년 전만 해도, 최고의 스타 여배우가 재벌가 자제 또는 유명 사업가와 결혼한 뒤 일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잠적하는 것은 정해진 수순처럼 여겨졌습니다. 문희, 정윤희 등 전설적인 여배우들을 비롯해 배인순 안인숙 서미경 고현정 등이 그런 길을 밟았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재벌 2세 판타지’는 건재하지만, 본인이 재벌 못지 않은 능력을 갖춘 여성들은 굳이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결혼 상대를 고릅니다. 

한고은뿐 아니라 최근 연하의 사업가와 결혼에 골인한 톱스타 최지우, 후배 배우이자 연하남 송중기와 결혼한 송혜교, 어린 시절부터 알던 사이인 금융권 직장인 남편과 가정을 꾸린 전지현, 축구 스타 기성용의 아내인 한혜진, 외식사업가와 결혼한 이시영 등은 모두 결혼 뒤에도 왕성하게 활동 중입니다.

이들의 결혼은 모두 남편보다 아내 쪽이 더 지명도가 높거나 적어도 비슷하며, 나이나 유명세는 크게 상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남편들이 이른바 ‘잘 나가는’ 위치에 있다 해도 그에 기대서만 살 생각은 없다는 것을 활동으로 증명하는 중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결혼이 누구에게나 어려운 문제인 가운데, 여전히 취직 대신 시집 간다는 ‘취집’이라는 말의 존재가 씁쓸함을 자아내기도 하는 현실입니다.

‘취집’을 위한 고군분투나 ‘무조건 결혼 뒤 퇴직’보다는 동네 맛집을 같이 찾아다니는 재미를 누릴 수 있는 상대와 함께 일하며 살아가는 ‘소확행’ 결혼생활이 ‘로망’으로 적절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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