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카트라이더’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이하 ‘드리프트’)가 서비스를 개시한지 3주차에 들어섰다. 하지만 약속과 장담과 달리 20년 역사의 공든 탑에 금이 가고 있는 모양새다.

넥슨은 지난 5일 온라인 간담회 ‘디어 카트라이더’를 통해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종료 일정과 함께 향후 ‘드리프트’로의 이전 보상과 운영 방식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드리프트’의 방향성은 진입장벽 완화와 형평성이었다.

‘드리프트’에서 돈을 써야 승리에 가까워지는 ‘P2W’을 배제하고 신규 유저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넥슨은 기존 ‘카트라이더’에 재화와 시간을 투자한 기존 코어 유저층의 희생을 강요했다. 어느 정도의 환불과 대체재 지급을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카트라이더’ 유저들은 ‘드리프트’의 게임성에 모든 것을 건 채 0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러나 서비스 개시 후 ‘드리프트’는 만듦새에 있어 다양한 문제를 나타내면서 기존과 신규 유저 양 측에서 모두 부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보게 됐다. 그리고 ‘END’가 아닌 ‘AND’라는 말을 믿었던 기존 유저들이 느낄 실망감과 배신감은 더 클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드리프트’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게임의 제1원칙인 ‘재미’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작에 비해 속도감이 눈에 띄게 줄어들며 레이싱 본연의 쾌감이 감소했고, 초기에 플레이할 수 있는 트랙(맵)의 종류도 적어 반복 플레이에서 나오는 지루함도 느끼기 쉬워졌다. 이 두 가지가 전작 ‘카트라이더’가 20년간 쌓아온 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던 큰 장점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물리엔진 탓에 게임이 자신들의 추구하는 방향과 다른 곳으로 흐르는 것도 문제다. P2W을 없애기 위해 모든 카트바디(차량)의 스펙을 없애고 성능을 통일했지만, 날렵하게 생긴 특정 카트바디가 현실과 같이 주행에서 유리한 것이 드러나며 선택의 자유를 제한했다. 여기에 물리엔진 자체의 적용조차 노후화된 기존 게임보다도 오류가 많아 불편함을 호소하는 유저들이 많다.

결과적으로 ‘드리프트’의 시작은 외관만 재단장 한 채 ‘카트라이더’와 차별화할 게 없는, 오히려 시스템적 불편함을 더한 채 재미만 없어진 게임이라는 평가를 듣게 됐다. 전작의 프로게이머들을 비롯한 소위 ‘천상계’ 유저들은 서비스 개시 후 게임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늘어놓으며 실망감을 표출했고, 결국 넥슨은 기존 유저층을 버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됐다.

다만 현재는 ‘프리시즌’ 형태로 정규 시즌 전 준비 기간이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서비스 개시를 한 만큼 부족한 부분에 있어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지만, 향후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정규 시즌 개시와 함께 ‘드리프트’에는 등급전인 ‘그랑프리’ 모드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드리프트’마저 실패하면 넥슨은 ‘메이플스토리2’, ‘서든어택2’에 이어 후속작 실패의 역사를 또다시 반복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게이머들은 넥슨의 게임 개발 능력에 한 번 더 큰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정규 시즌에 앞서 ‘넥슨이 넥슨했다’는 평가를 듣지 않도록 산재한 문제점을 고치고 경쟁의 재미를 더하는 것이 큰 숙제로 남게 됐다.

사진=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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