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날 듣기 좋은 장중한 곡을 꼽자면 불세출의 록밴드 신 리지(Thin Lizzy)의 'Still in love with you'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Am 장조의 곡이며, 1절의 기타 솔로연주가 끝나고 2절로 넘어 가는 브릿지 부분에서 Am 4마디가 멜로디 없이 반복된 후 노래가 다시 시작된다. 

그냥 듣는다면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곡의 무게감을 화성이나 악기편성이 아닌 이 4마디의 배열을 통해 고요하고 깊은 무게속으로 끌어 들인다. 이렇게 마디 구성을 하는 경우는 잘 없기 때문에 대단하게 느껴진다. 전체가 반음 낮은 하프 다운 튜닝이라 곡이 더 낮게 깔리는 것도 인상적이다.

신 리지는 유명 기타리스트 게리 무어의 음악멘토 필 리뇻이 이끌던, 1971년 데뷔한 아일랜드 록 밴드다. 필 리뇻은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Parisienne walkways'란 곡을 게리 무어에게 써주었다고 전해진다. 필 리뇻이 마약과다 복용으로 요절했을때, 기타를 한동안 놓을 수밖에 없었던 게리 무어가 필 리뇻을 기리며 만든 추모곡이 바로 'The Loner'다.

세계적으로 한국인과 정서가 가장 비슷한 민족이 아일랜드인이라고들 한다. 결코 멀게 느껴지지 않는 아일랜드의 정서가 담긴 3곡을 들어보자. 장마비와 어울리는 노래를 듣노라면 사연 많은 사내의 기운이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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