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안방극장에 연기파 ‘츤데레 사랑꾼’ 양세종(26) 김정현(28)의 활약상이 눈부시다.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양세종은 ‘국민 연하남’에서 ‘로코 남신’으로 무한변신 중이며 MBC 수목드라마 ‘시간’ 김정현은 새로운 츤데레 흑기사 면모로 ’천수호 홀릭‘을 지피고 있다. 한국예술종합대학 연극원 연기과 출신으로 탄탄한 연기력의 두 감성장인은 조각미남은 아니지만 천의 얼굴을 지닌 채 자칫 가볍게 휘발될 법한 청춘의 모습을 깊이 있게 그려내며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사진= 본 팩토리, 굳피플 제공

 

양세종은 보호해 주고 싶은 ‘연하남’에서 기대고 싶은 ‘어른 남자’로 멋지게 터닝했다. 2016년 ‘낭만닥터 김사부’로 데뷔할 때부터 ‘연기천재’ ‘괴물신인’ 소리를 들었던 그는 지난해 ‘사랑의 온도’에서 따뜻한 훈남 셰프 온정선 역을 맡아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고 상대를 향해 직진하는 사랑꾼 매력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피해, 싫으면”이라는 대사와 함께 등장한 저돌적인 키스신은 누나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며 단 번에 ‘국민 연하남’ 반열에 올랐다.

그랬던 그가 열일곱에 코마에 빠져 서른이 돼 깨어난 여자와 세상과 단절하고 살아온 남자의 로맨틱 코미디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선 한층 성숙해진 남성미와 깊어진 눈빛으로 더 이상 연하남이 아닌 어른 남자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열일곱에 생긴 트라우마로 마음의 성장을 멈춘 채 세상과 단절하고 살아온 서른 살 공우진 역을 맡은 양세종은 ‘차단남’ 캐릭터 설정에 맞게 누구에게나 무관심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에도 관심 없는 까칠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자신의 반려견 덕구와 조카 찬이(안효섭)에게 만큼은 세상 따뜻한 눈빛과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다. ‘츤데레’ 매력을 보이는 동시에 누군가를 보살펴주는 어른 남자의 듬직함, 천연덕스러운 코믹연기까지 선보여 설렘 지수를 높인다.

이번 드라마에서 양세종의 성장을 엿볼 수 있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바람직한 연기 변신이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사진=MBC '시간' 방송 캡처

김정현은 겉으로는 버럭 하지만 속내는 걱정스러움에 전전긍긍하는 남자의 결을 섬세하게 살려내고 있다.

‘시간’에서 시한부인생 선고를 받은데 이어 한순간에 살인사건 용의자가 된 재벌2세 천수호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첩의 아들’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까칠한 성격을 가졌지만, 자신이 죽였을지도 모르는 여자의 언니이자 갑작스러운 동생의 죽음으로 슬픔에 잠겨 시간이 멈춰버린 설지현(서현)을 살뜰히 챙기는 반전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극중 그의 대사는 ‘심쿵 어록’이 돼 SNS 공간을 장식하고 있다. 횡당보도 한가운데 주저앉은 지현을 들쳐 안은 ‘빗속 흑기사 포옹’신에서의 “야, 너 살기 싫어? 이런데 멍 때리고 있으면 어떡해!”는 수호와 지현 사이 인연의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음을 명료하게 드러낸다. 지현의 질문에 능청스레 말을 돌리며 마음을 숨기는 “나 말이야, 나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먹었다고”, 민석(김준한)과 채아(황승언) 앞에서 보란 듯이 지현의 손목을 잡은 뒤 “내 차에 짐 실어줄 사람이 좀 필요해서요. 데려가도 되겠죠?” 등의 대사는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혹은 심쿵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호텔 옥상에서 자살 시도를 하려는 지현을 향해 “여기서 결정하지, 잘됐네. 죽기로 결심했으면 내가 같이 죽어줄게”라며 함께 죽어준다는 말로 상처를 나누며 지현의 마음을 흔든 장면은 시청자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2015년 화제의 독립영화 ‘청춘’으로 데뷔한 뒤 드라마 ‘학교 2017’ ‘으라차차 와이키키’, 영화 ‘내일의 시간’ ‘어느 날’에 출연해온 김정현은 극중 지현을 향한 천수호의 까칠함은 기본이고 능청스러움과 따뜻함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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