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개막까지 4일을 앞뒀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종목 수는 40개에 달하고, 이 종목들 안에서 465 경기가 치러진다. 

지난 2월을 뜨겁게 달군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총 15개의 종목이 있었고, 메달은 306개가 걸려 있었다. 가장 최근의 하계올림픽인 2016 리우올림픽의 종목 수는 28개였다. ‘아시아 국가’들만 참가함에도, 종목 숫자에서는 올림픽보다 아시안게임이 크게 앞서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종목 수가 많은 것은 올림픽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종목들이 많은 데에 기인한다. 패러글라이딩이나 스케이트보드 등 ‘이색 종목’에서 나아가, 이름만 봐서는 무엇인지 잘 알 수 없는 희귀 종목까지 매우 다양하다.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상식을 넓히는 차원에서, 일반적으로 낯설어하는 특이한 종목들에 대해 알아본다. 이 중에는 한국 선수 미출전 종목도 있다. 

 

★세팍타크로

세팍타크로 경기 장면. 사진=연합뉴스

아시안게임 때마다 이름은 듣지만 여전히 생소한 종목 이름 ‘세팍타크로’는 쉽게 말해 ‘발로 하는 배구’라고 할 수 있다. ‘족구’와 비슷하지만, 룰은 배구와 거의 유사하다. 발로 공을 차 올려서 상대편의 코트에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차올린 공이 자기 편 코트에 떨어지면 안 된다. 팔을 제외하고는 신체의 모든 부위를 사용할 수 있다. 한국 선수는 남자 15명, 여자 12명이 출전한다.  

 

★펜칵실랏

사진=CMB 뉴스 방송화면, 대한펜칵실랏연맹

마샬 아츠(Martial arts, 무술) 분야에는 총 5개의 세부 종목이 있는데, 그 중 한국에서도 많이 대중화된 ‘우슈’나 ‘주짓수’, 러시아 무술로 알려진 ‘삼보’ 정도를 제외하고는 낯선 무술의 이름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동남아 지역의 무술인 ‘펜칵실랏’이다. 펜칵실랏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전해 오는 전통 실전 무술로, 맨몸뿐 아니라 무기도 사용한다. 한국에서도 대한펜칵실랏연맹이 활동하고 있지만, 이번 대회에 한국 선수들은 출전하지 않는다. 

 

★쿠라시

사진=한국무술총연합회 유튜브 영상 캡처

펜칵실랏과 함께 생소한 무술 중 하나가 우즈베키스탄의 국기이자 고대격투술 ‘쿠라시’이다. ‘크라쉬’라고도 불린다. 이 종목은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한국의 ‘씨름’과 같이 취급받을 정도로 대중적인 스포츠다. 방식은 유도와 비슷한데, 상대를 바닥에 메쳐야 득점이 인정된다. 그러나 바닥에서 쓰는 기술이 없으며 벨트 아래를 잡는 기술은 엄격히 금지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선 남자 8명, 여자 5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정구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정구에 출전한 한국의 윤수정 김애경. 사진=연합뉴스

1994년부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지정돼 있지만, 여전히 ‘정구’의 정의를 제대로 모르는 이들이 많다. 정구는 테니스와 비슷하지만 다른 스포츠로, 일본에서 유래했다. 테니스와 달리 무른 공과 테니스 라켓보다 크기가 작은 정구 라켓을 사용한다. 코트 규격 역시 다르다. 점수를 세는 방법은 테니스와 거의 비슷하다. 비인기종목이지만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메달밭으로 꼽히는 종목으로, 2014년 인천 대회 때는 남녀부, 혼합을 통틀어 금메달 7개를 따냈다. 이번에도 남녀 각 4명씩을 내보낸다. 

 

★브리지

함께 브리지를 즐기는 워렌 버핏(오른쪽)과 빌 게이츠. 사진=AP 연합뉴스

시범 종목으로 이번 대회에서 첫 선을 보이는 e-스포츠가 화제이지만, ‘두뇌게임’으로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자리를 처음 차지한 ‘브리지’ 역시 화제다. 브리지는 4명의 플레이어가 필요한 카드 게임으로,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가 사랑하는 게임으로도 유명하다. 플레이어 4인이 52장의 트럼프 카드를 13장씩 나눠 가진 뒤, 2대2로 팀 경기를 하며 정해진 서열 순으로 카드를 내고 점수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 선수들은 출전하지 않는다.  

 

★카바디

2014 인천아시안게임 한국과 인도의 카바디 경기 장면. 당시 한국은 인도에 져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사진=연합뉴스

‘카바디’란 인도에서 성행하는 독특한 방식의 ‘몸싸움 경기’로, 단어의 뜻은 ‘숨을 참는다’이다. 두 팀으로 나뉘어 경기하며, 공격권을 가진 팀 선수는 숨을 참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의미로 ‘카바디’를 끊기지 않게 외치면서 상대팀(수비팀) 코트를 공격한다. 수비팀 선수들은 공격팀 선수가 수비팀 선수를 아웃시킨 뒤 자기 팀 코트로 가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인도에선 프로 리그도 운영되는 인기 스포츠이다. 남녀 경기 모두 한국 선수단이 각 12명씩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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