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적 다양성, 검증된 작품성, 보장된 흥행성. 웹툰 플랫폼은 영화를 비롯해 드라마에서도 원석 발굴에 힘을 쏟고 있는 시장이다. 그러나 인기 웹툰이 꼭 흥행을 보장한 건 아니었다. 강풀의 ‘순정만화’, 기안84의 ‘패션왕’은 웹툰의 인기가 상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화된 작품들이 다소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봐야 했다.

‘이끼’(윤태호 원작·강우석 감독)는 성공적인 웹툰 원작 영화의 흥행 시초로 손꼽힌다. 이후 ‘은밀하게 위대하게’(Hun 원작·장철수 감독), ‘내부자들’(윤태호 원작·우민호 감독)이 등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2017년 겨울부터 시작된 ‘신과함께’ 돌풍이 2018년 여름 한국 영화 최초 시리즈 ‘쌍천만’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 웹툰 원작의 무게감 이겨낸 각색
 

(사진=애니북스)

성공적인 웹툰 원작 영화들의 선례에도 불구하고 ‘신과함께’는 기획 단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우선 사후세계인 저승을 그리는 판타지물을 국내 시장에서 소화할 수 없을 거라는 불신이 강했다. 주호민 작가의 원작이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으로 나뉘어 방대한 세계관을 담고 있는 만큼 영화에 이를 얼마나 녹여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배우들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하자 원작의 주요인물인 ‘진기한’이 영화에서 배제된다는 것이 드러났고, 원작 팬들은 원성이 빗발쳤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1’)에 해당하는 ‘저승편’에서 ‘진기한’이 전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었기 때문. 이에 “진기한 없는 ‘신과함께’는 ‘신과함께’가 아니다”라는 반발도 있었다.
 

(사진=네이버 웹툰 '신과함께')

그러나 막상 영화가 개봉되자 원작의 세계관을 기술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선에서 최상의 작품이 나왔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우선 원작 캐릭터들과 싱크로율 높은 배우들, 그리고 이질감 없이 7개의 지옥을 구체적으로 형상화시키며 ‘신과함께1’이 천만의 고지를 넘었다.

원작의 ‘이승편’과 ‘신화편’에 해당하는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은 보다 다양화된 인물, 그리고 기존에 없던 인물들의 전사까지 만들어내며 탄탄해진 스토리로 여름시장을 겨냥했다. 그 결과 2018년 개봉한 한국영화 중에서는 첫 천만영화가 탄생했다.

 

◆ 한국의 마블을 꿈꾸는 ‘신과함께’
 

‘신과함께’ 시리즈가 쌍천만에 성공하며 한국형 마블에 대한 기대감이다. 현재 ‘신과함께’는 전 세계 5개국에서 개봉하며 전례 없는 흥행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대만 현지에서는 영화에 대한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주호민 작가의 ’신과함께‘ 단행본이 번역돼 출간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용화 감독은 ‘신과함께2’ 개봉을 앞두고 “대중영화인만큼 2편의 흥행 결과를 보고 3, 4편 제작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팬들은 현재 자연스레 다음편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쿠키 영상을 비롯해 아직 봉합되지 않은 이야기들 이른바 ’떡밥‘들이 남아있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한국에서 시리즈물의 흥행 타율이 낮은 이유로는 매력적인 캐릭터의 부재와 스토리의 빈약함이 지적받아 왔다. 그러나 ‘신과함께’는 이미 탄탄한 웹툰 원작 덕에 이런 걱정에서는 다소 벗어나 있다. 물론 앞으로의 시리즈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관객들을 매료시킬 새로운 캐릭터 개발이 우선시 돼야겠지만 충분히 ‘한국형 마블’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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