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처럼 당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U-23 대표팀에 대해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지난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을 떠올리며 한 말이다. ‘역대 최강 전력’이라고 했고, 손쉬운 조 1위를 예상했지만 두 경기 만에 이야기는 달라졌다.

‘김학범호’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대2로 지며 ‘반둥 쇼크’에 빠졌다. 1차전이었던 바레인전의 6대0 대승 뒤여서 더욱 충격적이다. 말레이시아는 FIFA 랭킹 171위로, 아시안게임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에 1승4패로 절대적인 열세였던 팀이다.

어쨌든 2차전 패배로 한국 남자축구의 16강행 여부가 안개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아직 16강행이 좌절된 것은 아니지만, 조 1위를 바랐던 만큼 이 상황은 달갑지 않다. ‘반둥 쇼크’가 낳은 남자축구의 ‘경우의 수’와 함께, ‘박항서호’ 베트남 남자축구 대표팀,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북한 남녀 대표팀등 한국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팀들의 현 상황도 함께 짚어본다. 

 

말레이시아에 2대1로 지며 17일 '반둥 쇼크'에 빠진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사진=연합뉴스

 

★김학범호, 16강 진출 ‘경우의 수’?

이제 한국은 키르기스스탄과의 3차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18일 오전 현재 E조 1위는 한국을 이긴 말레이시아(2승)가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은 1승1패로 조 2위다. 키르기스스탄과 바레인이 똑같이 1무1패를 기록했지만 골득실 차이로 3, 4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차전을 이겼다면 조기에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말레이시아가 조1위를 확정했고 조 2위로 16강 진출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키르기스스탄을 이긴 뒤, 바레인이 말레이시아에 승리할 경우엔 말레이시아와 똑 같은 2승1패가 된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골득실보다 ‘승자승 원칙’이 우선이어서 이렇게 돼도 말레이시아가 조 1위다. 

무승부만 거둬도 1승1무1패가 되며, 이때 바레인이 말레이시아를 이겨 1승1무1패 동률을 이뤄도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이 조 2위가 돼 16강에 진출한다. 심지어 패배해 조 3위가 되더라도, 6개 조 3위팀 중 상위 4팀까지 16강에 진출하는 아시안게임 규정상 16강에 나갈 가능성이 살아있다.

그러나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도 있다. 한국이 키르기스스탄에 져 1승 2패가 되고, 바레인이 말레이시아를 꺾어 1승1무1패, 키르기스스탄도 1승1무1패가 되는 경우다. 이럴 경우 조 4위까지 내려가 탈락할 수도 있다.

 

18일 오전 현재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순위. 사진=공식 홈페이지

 

이렇게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 E조 1위는 16강전에서 D조 2위를 만난다. D조에서는 일본과 ‘박항서호’ 베트남이 1, 2위를 다투고 있다. 그러나 조 2위로 16강에 나가면 상대는 F조 1위다. F조에는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미얀마, 북한이 소속돼 있는데, 1위가 유력한 이란은 아시아 축구의 강자이며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만만찮다. 

 

★’2연승’ 박항서호부터, 북한 여자축구팀 ‘16대0’ 대승까지…

‘반둥 쇼크’에 모두 시선을 빼앗긴 가운데, 다른 ‘관심팀’들 역시 줄줄이 경기를 치렀다. 이들의 일정과 앞으로의 활약 역시 관심사다. 

 

16일 네팔전에서 2대0으로 완승하고 기뻐하는 베트남 대표팀 박항서 감독. 사진=연합뉴스

 

우선 한국의 16강전 상대가 될 수도 있었던 D조의 베트남 남자축구 대표팀 ‘박항서호’는 2연승으로 승승장구했다. 14일 파키스탄과의 1차전에서 3대0 승,  16일 네팔과의 2차전에서도 2대0으로 이겼다. 같은 조의 일본은 1차전에서 네팔을 1대0으로 물리치고 2차전에선 파키스탄을 4대0으로 대파해, 베트남과 승점 및 골득실이 똑 같은 상태다. 베트남과 일본은 19일 D조 1, 2위를 가리기 위한 3차전에서 맞붙는다. 

준우승 이상을 목표로 삼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16일 A조 1차전에서 대만에 2대1 승리를 거둔 데 이어 19일 몰디브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에이스’ 지소연이 페널티킥 실축이라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지만, 승리는 지켰다. 

 

북한과 타지키스탄의 여자축구 B조 1차전.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우승후보’ 북한 여자축구는 17일 타지키스탄에 무려 16대0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B조 조별리그 1차전 승리를 따내며 실력 차를 증명했다. 세계 최강팀 중 하나로 꼽히는 북한 여자축구는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바 있다.

여자축구와 달리 북한 남자축구의 상황은 좋지 않다. F조에 소속된 북한은 15일 미얀마와의 1차전에서 1대1로 무승부, 17일에는 이란에 0대3으로 완패해 1무1패에 그쳐 16강 진출은 요원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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