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시청자들이 구동매의 늪에 빠지고 있다. 출세작  tvN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의 칠봉이로 깊이 각인된 유연석이 다시 한번 인생캐 경신에 나선 것. 그간 바람직한 모범생 이미지로 대변된 그의 흑화 캐릭터에 팬들이 열광했다. ‘상속자들’ 이민호 김우빈, ‘태양의 후예’ 송중기 진구, ’도깨비’ 공유 이동욱이 있다면 ’미스터션샤인’은 유연석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유연석은 ‘응사’ 이전부터 연기력으로 주목받아온 배우다. 영화 ‘혜화, 동’과 ‘건축학개론’은 배우로서 그의 이름을 공고히 알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지금까지 총 18편의 영화와 13편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동년배 배우들 중 압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여줬지만 ‘응사’ 칠봉이의 꼬리표가 따라다녔던 것이 사실. 스스로의 틀을 깨고 나온 유연석의 변신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 밀크남→상남자, 美친 눈빛 연기
 

(사진=tvN)

유연석은 모범생같은 이미지 때문인지 그간 ‘따도남’ 캐릭터로 굳혀져 왔다.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 이후에도 ‘맨도롱 또똣’, ‘낭만닥터 김사부’로 부드럽고 유한 인상을 보여줬다. 물론 두 작품 모두 고슴도치 같은 성격의 배역이었지만 엘리트, 그리고 사랑 앞에 한없이 약해지는 순정남으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미스터션샤인’에서는 고애신(김태리 분)을 향한 맹목적인 사랑, 백정 출신이라는 비애를 떠안고 있는 입체적인 인물 구동매로 탈바꿈했다. 이미 영화 ‘상의원’을 통해 시대극에 도전한 적 있지만 늘 깔끔하게 정돈돼 있던 헤어스타일을 흐트러뜨린 모습이 생소하게 다가왔다.
 

(사진=tvN)

하지만 유연석은 회차가 거듭될 수록 폭발적인 감정 연기로 안방을 흔들었다. 명문가의 애기씨인 고애신에게 감히 다가갈 수 없는 미천한 신분임을 자각하면서도 주변을 맴돌며 자신의 방식으로 지켜주려고 하는 구동매가 여심을 움직인 것. 여기에 고사홍(이호재 분)을 옭아 매기 위해 거짓자백을 강요당하며 고문을 견뎌내는 등 우직한 면모가 강렬하게 시청자의 마음에 남았다.

 

♦︎ 변신을 두려워하지 배우

“제가 하고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떤 배역이나 역할을 원하는지 물을 때 배우들이 곧잘 하는 대답이다. 드라마도 영화는 엄연한 산업이고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유연석은 여러가지를 재고하지 않고 거침없이 새로운 도전을 해왔다.
 

(사진=쇼노트)

영화 ‘전국노래자랑’을 통해서는 코미디 연기에 도전했고, ‘상의원’을 통해서는 시대극에, ‘은밀한 유혹’을 통해서는 치명적이고 매력적인 멜로를 선보였다. 비단 매체를 통해서만 이런 노력이 있어왔던 건 아니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에 이어 지난해에는 ‘헤드윅’을 통해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해 화제가 됐다.

때문에 유연석의 이런 성공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유연석만큼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젊은 배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라며 “언제고 좋은 작품을 만나면 흥행할 스타였다”라고 말했다.

 

♦︎ 현실 모범생 유연석의 매력
 

(사진=유연석 인스타그램)

유연석은 tvN ‘꽃보다 청춘’ 출연 당시에 바로, 손호준을 리드하는 길잡이 역할을 했었다. 어린 나이에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바로, 그리고 광주사나이 손호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국여행에 대한 경험이 많았던 것. 최저가 여행에 경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흥정을 하고, 지도를 펼쳐 행선지를 살피는 ‘연석맘’은 인간적인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았었다. 연예인을 떠나 그저 평범한 청년 유연석 역시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응사’, ‘꽃청춘’의 연이은 흥행으로 유연석은 이후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왔다. 매해 영화 2~3편은 물론 드라마 역시 출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사활동에 소홀하지 않는 행보를 보여왔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봉사는 물론이고 자신의 사진전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는 ‘바람직한’ 스타였던 것.

절친이자 배우인 손호준과는 매달 기부 프로젝트 ‘커피프렌즈’를 진행하고 있다. 커피차를 운영해 이곳에서 나온 수익금을 기부하는 행사다. 8월 말까지 ‘미스터션샤인’ 촬영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유연석은 바쁜 스케줄을 통해 이를 이어가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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